본문 바로가기
2011.11.21 10:54

캥기다

조회 수 13176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캥기다

세계적인 극작가이자 독설가였던 버나드 쇼는 재미난 일화를 많이 남겼다. 어느 날 그는 고관들에게 한 통의 전보를 보낸다. "모든 게 들통 났다. 튀어라." 전문을 본 이들은 그 길로 꽁무니를 뺐다. 당시 부패한 영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 주는 사건으로 뒤가 '캥기는' 사람이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이다.

마음속으로 겁이 나고 탈이 날까 불안한 것을 가리켜 '캥기다'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뒤돌아서면 왠지 찜찜하고 뒤가 캥기는 다른 정치인과 달리 그는 뒷맛이 개운한 과일 같은 사람이다" "캥기는 게 없다면 왜 거액을 조건으로 합의에 나섰겠느냐?"처럼 쓰고 있지만 '켕기는'이라고 해야 맞다. 'ㅔ'와 'ㅐ'는 다른 글자이지만 발음상 잘 구별하기가 어려워 '케케묵다'를 '캐캐묵다'로 적거나 '캐묻다'를 '케묻다'로 표기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처럼 '케'와 '캐'를 소리로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켕기다'를 '캥기다'로 잘못 쓰는 사람이 많지만 '켕기다'가 표준어다.

"뒤가 켕기는 사람은 한밤 쥐가 우는 소리에도 기겁하지만 물욕(物慾)에 현혹되지 않는 사람은 태산이 무너지고 눈앞에서 고라니가 뛰어도 꿈쩍하지 않는다" "본업을 숨기고 가공의 직업을 내세운 후보야말로 뭔가 켕기는 구석이 있음이 틀림없다" "속으로 켕기는 거라도 있어?"와 같이 써야 한다.

'켕기다'는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 '마주 버티다' '맞당겨 팽팽하게 만들다'는 뜻으로도 사용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255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12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091
2798 ~든 / ~던 바람의종 2011.11.27 10878
2797 꽃 피라 바람의종 2011.11.25 9190
2796 시말서, 회람 바람의종 2011.11.25 10656
2795 자기 개발 / 자기 계발 바람의종 2011.11.24 12237
2794 전화 받다 / 전화받다 바람의종 2011.11.24 10277
2793 철장신세 바람의종 2011.11.21 10615
» 캥기다 바람의종 2011.11.21 13176
2791 친구이다 바람의종 2011.11.20 11762
2790 가라, 와라 바람의종 2011.11.20 9596
2789 거꾸로 / 반대로 바람의종 2011.11.17 11784
2788 집히다 / 짚이다 바람의종 2011.11.17 13449
2787 지천에 폈다 바람의종 2011.11.16 10437
2786 계피떡 바람의종 2011.11.16 11854
2785 초생달 / 초승달, 으슥하다 / 이슥하다, 비로소 / 비로서 바람의종 2011.11.15 18804
2784 빼았기다 / 빼앗기다 바람의종 2011.11.15 11981
2783 엄한 사람 잡는다 바람의종 2011.11.14 9058
2782 거시기 바람의종 2011.11.14 10428
2781 아구, 쭈꾸미 바람의종 2011.11.13 9928
2780 백넘버, 노게임 바람의종 2011.11.13 7935
2779 쌍둥밤 / 쌍동밤 바람의종 2011.11.11 9516
2778 억지조어 바람의종 2011.11.11 7780
2777 푸르름 바람의종 2011.11.10 917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