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10.27 13:46

강냉이, 옥수수

조회 수 9844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강냉이, 옥수수

어릴 적 시골에서는 설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뻥튀기 아저씨가 동네에 나타나곤 했다. 뻥튀기 기계를 돌리는 아저씨 옆에는 옥수수, 쌀, 마른 가래떡 등의 자루가 일렬로 늘어섰고 구경하는 아이들이 주변을 에워쌌다. 간간이 "뻥이요!" 하면서 이어지는 "뻥" 소리에 귀를 막고 즐거워하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옥수수.쌀 등으로 튀긴 것을 보통 '뻥튀기'나 '튀밥'이라 부르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강냉이'라 일컫기도 한다. 옥수수로 튀긴 것만을 '강냉이'라 부르기도 하고, '쌀 강냉이' '떡 강냉이'처럼 종류와 관계없이 뻥튀기한 것은 모두 '강냉이'라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옥수수'나 '강냉이'는 같은 말이다.

임진왜란(1592)이 일어나자 조선은 명나라에 원군을 요청했고 이여송이 이끄는 명나라 군대가 평양에 도착해 진을 쳤다. 이때 들어온 명나라 군사 중에는 양쯔(揚子)강 이남에서 차출된 사람이 많았는데 이들이 군량으로 가져온 옥수수가 민간에 퍼지면서 우리나라에 전해졌다고 한다. '강냉이'는 이렇게 양쯔강 이남인 강남에서 들어온 것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옥수수'는 수수 알갱이와 비슷하지만 그 모양이 옥처럼 반들반들하고 윤기가 난다고 해 '옥 같은 수수'라는 의미에서 이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1690년에 발행된 '역해유해'에는 '옥슈슈'라는 표기가 나오는데 '슈슈'는 '수수'의 옛말이다. 따라서 같은 물건(식물)을 두고 '강냉이'는 그것이 들어온 지역에서, '옥수수'는 그 생김새에서 유래한 말이다. 둘 다 표준어다.

강냉이와 옥수수가 같은 말이므로 '옥수수 강냉이' '쌀 강냉이' '떡 강냉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옥수수 뻥튀기(튀밥)' '쌀 뻥튀기(튀밥)' '떡 뻥튀기(튀밥)'라고 해야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255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12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088
2798 죽갔쉐다래 바람의종 2009.06.15 6383
2797 어눅이 바람의종 2009.06.15 6804
2796 뒷담화 바람의종 2009.06.15 6965
2795 파랑새 바람의종 2009.06.16 7428
2794 말할 자격 바람의종 2009.06.16 7424
2793 먹어시냐 바람의종 2009.06.17 5925
2792 줄이·존이 바람의종 2009.06.17 6379
2791 엘레지 바람의종 2009.06.17 7489
2790 가마우지 바람의종 2009.06.29 6333
2789 일자리 바람의종 2009.06.29 6206
2788 가댔수? 바람의종 2009.06.29 6807
2787 몰로이 바람의종 2009.06.30 9304
2786 사파리 바람의종 2009.06.30 6648
2785 솔새 바람의종 2009.07.06 7087
2784 여성 바람의종 2009.07.06 5979
2783 가드랬수 바람의종 2009.07.07 6363
2782 송고리 바람의종 2009.07.07 7342
2781 오부리 바람의종 2009.07.08 9234
2780 굴뚝새 바람의종 2009.07.08 6084
2779 선비 바람의종 2009.07.10 6380
2778 먹고 잪다 바람의종 2009.07.10 6634
2777 훕시 바람의종 2009.07.12 889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