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동, 혼돈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게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쉽다'. 실현 가능성이 없을 때 곧잘 인용되는 이 구절은 오역이란 주장이 있다. 원래 성경에선 'gamta(밧줄)'인데 번역자가 'gamla(낙타)'로 착각해 잘못 옮겼다는 것이다. 이러한 실수는 번역자가 혼돈해서일까, 혼동해서일까.
혼돈은 마구 뒤섞여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 한국은 기업이 망하고 나라 전체가 혼돈에 빠졌다" "소말리아는 무정부 상태의 정치적 혼돈을 겪고 있다"처럼 쓰인다.
혼동은 "진달래와 철쭉은 꽃 모양이 비슷해 사람들이 많이 혼동한다" "부모조차 누가 형이고 누가 동생인지 혼동할 만큼 쌍둥이는 똑 닮았다"와 같이 쓰여 이것과 저것을 구별하지 못하고 뒤섞어 생각하는 걸 말한다.
많은 사람이 "꿈과 현실을 혼돈하고 있다"처럼 혼동이 올 자리에 혼돈을 쓰지만 꿈과 현실이 뒤죽박죽 섞여 있어 갈피를 못 잡는 게 아니라 둘을 뒤섞어 생각하기 때문에 가리지 못하는 것이므로 혼동이라고 해야 한다. 따라서 위의 경우도 번역자가 두 단어를 혼동해 잘못 번역하는 일이 생겼다고 해야 맞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4696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11293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5993 |
3040 | 황금시간 / 우리말 속 일본어 | 風文 | 2020.06.11 | 2224 |
3039 | 금수저 흙수저 | 風文 | 2024.02.08 | 2224 |
3038 | 건강한 가족 / 국경일 한글날 | 風文 | 2020.07.18 | 2233 |
3037 | 언어로 성형수술을 / 위계질서와 개인정보 | 風文 | 2020.07.09 | 2245 |
3036 | ‘엘씨디로’ / 각출-갹출 | 風文 | 2020.05.06 | 2249 |
3035 | ‘평어’를 쓰기로 함, 심심하다 | 風文 | 2022.11.23 | 2251 |
3034 | ‘요새’와 ‘금세’ | 風文 | 2024.02.18 | 2292 |
3033 | 김치 담그셨어요? | 風文 | 2024.02.08 | 2304 |
3032 | '사과'의 참뜻 / 사람의 짓 | 風文 | 2020.07.14 | 2307 |
3031 | 쳇바퀴 탈출법(1~3) | 風文 | 2022.10.01 | 2307 |
3030 | 국방색 / 중동 | 風文 | 2020.06.24 | 2326 |
3029 | 수어 / 닭어리 | 風文 | 2020.07.04 | 2349 |
3028 | 퇴화되는 표현들 / 존댓말과 갑질 | 風文 | 2020.07.07 | 2353 |
3027 | 평어 쓰기, 그 후 / 위협하는 기록 | 風文 | 2022.12.07 | 2354 |
3026 | 사라진 아빠들 / 피빛 선동 | 風文 | 2020.07.19 | 2377 |
3025 | “영수증 받으실게요” | 風文 | 2024.01.16 | 2377 |
3024 | 鬱陶項(울돌목) / 공짜 언어 | 風文 | 2020.07.05 | 2382 |
3023 | ‘쫓다’와 ‘쫒다’ | 風文 | 2023.07.01 | 2404 |
3022 | ‘끄물끄물’ ‘꾸물꾸물’ | 風文 | 2024.02.21 | 2404 |
3021 | 포퓰리즘 / 특칭화의 문제 | 風文 | 2020.07.15 | 2405 |
3020 | 말의 토착화 / 국가와 교과서 | 風文 | 2020.07.20 | 2414 |
3019 | ‘도와센터’ ‘몰던카’ | 風文 | 2024.01.16 | 2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