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05 20:04

하락세로 치닫다

조회 수 13161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하락세로 치닫다

중국 정부가 과열로 치닫는 경기의 고삐를 죄고,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까워짐에 따라 우리 증시는 한때 하락세로 치닫기도 했다. 유가 또한 상승세로 치닫고 있어 우리 경제의 발걸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이처럼 어떤 현상이 강하게 일어날 때 뜻을 분명하게 하기 위해 '치닫다'는 표현을 많이 쓴다.

그러나 '치닫다'가 아무 데나 어울리는 건 아니다. 접두사 '치-'는 '치뜨다' '치솟다'에서처럼 위로 향한다는 뜻이 있으며, '닫다'는 빨리 뛰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이 둘이 결합한 '치닫다'는 위쪽으로 달려 올라간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상승세로 치닫고 있다' '과열로 치닫고 있다'는 뜻이 통하지만 '하락세로 치닫고 있다'는 표현은 곤란하다. '아래로 달려 올라가고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치닫다'와 반대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을 향해 달릴 때 쓰이는 단어는 '내리닫다'다. '하락세로 내리닫고 있다'가 어울리는 표현이다.

'치닫다' '내리닫다'와 달리 단순히 앞쪽으로 힘차게 달린다는 뜻으론 '내닫다'가 있다. '내가 찍은 말이 힘차게 내닫고 있다' 등과 같이 쓰인다. '불확실성으로 투자가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도 어울리지 않는 표현으로, '바닥으로 떨어지고[내리닫고] 있다' 등으로 해야 적절한 말이다. '닫다'에 방향이 추가된 이들 단어를 위아래 순서대로 나열하면 '치닫다-내닫다-내리닫다'가 되는 셈이다. 하락세의 경우 '치닫다'보다 '내닫다'가 낫고, '내리닫다'가 가장 어울리는 표현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78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27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203
3260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1206
3259 정보와 담론, 덕담 風文 2022.06.15 1208
3258 예민한 ‘분’ 風文 2023.05.29 1208
3257 몸으로 재다, 윙크와 무시 風文 2022.11.09 1210
3256 ‘파바’와 ‘롯리’ 風文 2023.06.16 1210
3255 남과 북의 언어, 뉘앙스 차이 風文 2022.06.10 1212
3254 까치발 風文 2023.11.20 1213
3253 풀어쓰기, 오촌 아재 風文 2022.10.08 1214
3252 우리와 외국인, 글자 즐기기 風文 2022.06.17 1215
3251 말하는 입 風文 2023.01.03 1215
3250 날씨와 인사 風文 2022.05.23 1216
3249 적과의 동침, 어미 천국 風文 2022.07.31 1216
3248 이단, 공교롭다 風文 2022.08.07 1219
3247 김 여사 風文 2023.05.31 1220
3246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1222
3245 난민과 탈북자 風文 2021.10.28 1224
3244 공공언어의 주인, 언어학자는 빠져! 風文 2022.07.27 1224
3243 남친과 남사친 風文 2023.02.13 1224
3242 자막의 질주, 당선자 대 당선인 風文 2022.10.17 1225
3241 사라져 가는 한글 간판 風文 2024.01.06 1226
3240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1229
3239 한글의 역설, 말을 고치려면 風文 2022.08.19 12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