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2.07 21:20

‘그러지 좀 마라’

조회 수 7741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그러지 좀 마라’

우리말의 용언(풀이씨)에는 본용언과 보조용언이 있다. 동사는 본동사와 조동사로, 형용사는 본형용사와 보조형용사로 나뉜다. 본용언과 보조용언은 문장에서 어떤 경우에도 따로 떨어져 있을 수 없다. 본용언이 먼저 오고 보조용언이 뒤따른다. “가지 마라”는 문장에서 ‘가지’는 본동사이고 ‘마라’는 조동사이다. 이때 ‘가지’와 ‘마라’ 사이에는 어떤 단어도 형태소도 들어갈 수 없다. 그러나 딱 하나의 예외가 있다. 본동사에 조사가 붙는 경우가 있다.

“세월아 가지를 마라”에서 본동사 ‘가지’ 뒤에 붙은 ‘를’이 조사이다. 이때 들어가는 조사는 보조사다. 격조사는 문장 속 낱말의 격(格)을 표시하고, 보조사는 뜻을 더한다. 보조사가 격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주된 기능은 뜻을 더하는 것이다. 그리고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의 보조사는 격을 표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지를 마라”에서 ‘를’은 목적격 조사가 아니고 ‘가지를’은 당연히 목적어가 아니다.

그런데 근래 들어 이 규칙이 슬슬 깨어지고 있다. “제발 그러지 좀 말았으면 한다” 신문 칼럼에서 따온 구절이다.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에 ‘좀’이라는 부사가 들어가 있다. 규칙대로라면 “제발 좀 그러지 마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런 표현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입말로 흔히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글말에까지 침투한 것을 보면 하나의 문장 구조로 자리잡은 듯하다.

우재욱/시인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6378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2932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7948
    read more
  4. ‘강한 바람’만인가?

    Date2007.10.27 By바람의종 Views6982
    Read More
  5. ‘개덥다’고?

    Date2023.11.24 By風文 Views1320
    Read More
  6.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Date2024.01.09 By風文 Views1331
    Read More
  7.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Date2022.09.24 By風文 Views1222
    Read More
  8. ‘걸다’, 약속하는 말 / ‘존버’와 신문

    Date2023.10.13 By風文 Views1364
    Read More
  9. ‘경우’ 덜쓰기/최인호

    Date2007.04.25 By바람의종 Views6896
    Read More
  10. ‘고마미지’와 ‘강진’

    Date2008.04.08 By바람의종 Views8043
    Read More
  11. ‘곧은밸’과 ‘면비교육’

    Date2010.04.26 By바람의종 Views10229
    Read More
  12. ‘괴담’ 되돌려주기

    Date2023.11.01 By風文 Views1393
    Read More
  13. ‘그러지 좀 마라’

    Date2010.02.07 By바람의종 Views7741
    Read More
  14. ‘기쁘다’와 ‘즐겁다’

    Date2007.09.29 By바람의종 Views12152
    Read More
  15. ‘긴장’과 ‘비난수’

    Date2010.03.30 By바람의종 Views17864
    Read More
  16. ‘김치’와 ‘지’

    Date2007.09.22 By바람의종 Views6849
    Read More
  17. ‘꾹돈’과 ‘모대기다’

    Date2010.05.09 By바람의종 Views13446
    Read More
  18. ‘끄물끄물’ ‘꾸물꾸물’

    Date2024.02.21 By風文 Views1232
    Read More
  19. ‘나이’라는 숫자, 친정 언어

    Date2022.07.07 By風文 Views1239
    Read More
  20. ‘내 부인’이 돼 달라고?

    Date2023.11.01 By風文 Views985
    Read More
  21. ‘넓다´와 ‘밟다´의 발음

    Date2010.08.15 By바람의종 Views22643
    Read More
  22.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Date2023.02.27 By風文 Views1128
    Read More
  23. ‘달 건너 소식’과 ‘마세’

    Date2010.05.31 By바람의종 Views10729
    Read More
  24. ‘당신의 무관심이 …’

    Date2008.04.02 By바람의종 Views6488
    Read More
  25. ‘대틀’과 ‘손세’

    Date2010.05.28 By바람의종 Views13665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