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11.09 01:31

‘첫 참석’

조회 수 8901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첫 참석’

“동의대사건 20년 만에 경찰청장 추도식 첫 참석”. 신문 기사의 제목이다. 이 제목의 문장 구조를 살펴보면, 주어는 ‘경찰청장’이고 ‘동의대사건 20년 만에’와 ‘추도식’은 부사어다. 이 문장을 축약하기 전의 완성형 문장으로 되돌려 보면 “동의대사건 20년 만에 경찰청장이 추도식에 첫 참석했다”로 될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참석했다’라는 동사를 ‘첫’이라는 관형사가 꾸미고 있기 때문이다. ‘관형사’는 어떤 경우에도 동사를 꾸미지 못한다. 당연히 ‘처음’으로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의 문장 구조는 신문 제목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어느 특정 신문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신문이 이런 식으로 쓰고 있다. 제목의 마지막 단어 ‘참석’이 동사가 아니라 명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참석’이 명사이므로 관형사 ‘첫’을 쓰는 것이 옳다는 식으로. 그렇다면 ‘동의대사건 20년 만에’라는 부사구는 대체 어디에 걸리는 말인가? ‘참석’이 명사라면 이 부사구는 설 자리가 없다. ‘참석’은 동사의 어근이다. 따라서 ‘처음 참석’으로 해야 반듯하다.

‘첫 참석을 했다’를 ‘첫 참석’으로 줄였다고 하는 것도 옹색하다. 명색이 신문 문장이 이렇게 뒤틀어진 꼴이어서야 되겠는가? “처음 참석했다”와 “첫 참석을 했다”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첫 참석을 했다”라는 꼴은 억지로 갖다 맞춘 꼴이지 자연스런 우리말 문장이 아니다. -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618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276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7800
3238 시치미를 떼다 1 바람의종 2010.11.16 15376
3237 그리고는, 그러고는 / 그리고 나서, 그러고 나서 바람의종 2010.07.05 15374
3236 움추리다 / 움츠리다, 오무리다 / 오므리다, 수구리다 / 수그리다 바람의종 2010.01.23 15362
3235 고뿔 風磬 2006.09.16 15359
3234 덤탱이, 덤테기, 담타기, 덤터기 바람의종 2010.09.03 15331
3233 조리다, 졸이다 바람의종 2012.11.06 15329
3232 초생달, 초승달 바람의종 2010.05.12 15324
3231 아파, 아퍼 바람의종 2010.08.19 15290
3230 여부, 유무 바람의종 2009.05.29 15232
3229 홀씨 바람의종 2010.03.09 15213
3228 일절과 일체 바람의종 2012.11.21 15204
3227 暴 (포와 폭) 바람의종 2011.11.10 15155
3226 엔간하다. 웬만하다. 어지간하다. 어연간하다 바람의종 2010.08.17 15151
3225 금시에, 금세, 금새, 그새 바람의종 2010.03.13 15139
3224 횡설수설 1 바람의종 2010.11.11 15121
3223 거치다와 걸치다 바람의종 2010.03.23 15089
3222 더위가 사그러들다 바람의종 2010.07.10 15068
3221 세노야 바람의종 2012.11.01 15048
3220 휴거 바람의종 2007.10.10 15020
3219 감안하다 바람의종 2007.10.12 15010
3218 으레, 으례, 의례 바람의종 2012.08.23 14977
3217 '전(全), 총(總)'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27 1496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