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6.09 23:39

흥정

조회 수 9957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흥정

언어예절

말로 하는 일에 흥정 아닌 게 드물다. 집안·사회 두루 사람 관계가 그러하며, 회사·나랏일도 대체로 이로써 이뤄지고 발전한다. 이를 격식화한 것이 약속, 곧 법·기준이다. 그것도 바뀔 수 있으므로 임시방편이다. 그러니 공사간에 늘 새로운 흥정이 이뤄지기 마련이다.

“흥정도 부조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리랬다”는 흥정을 좋게 여기는 속담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흥정을 ‘물건 값을 덜 주고 더 받으려는 수작’, ‘제 이익을 좀더 보려는 짓거리’로 좁히거나 낮잡아 쓰는 편이다. 이런 생각이나 풍토는 말을 가난하게 한다. 말의 가난은 그 말겨레의 정신을 가난하게 한다.

‘거래·협상·회담·상담·교섭·중개·수작 …’ 행위들을 싸잡아 ‘흥정’으로 일컫지 못할 게 없다.

흥정만큼이나 ‘장사’도 낮잡히는 경향이 있다. 사·농·공·상 차별이 사라진 자본주의 세상에서 ‘장사·흥정’을 값싸게 여기는 풍토를 어떻게 봐야 할까? 무슨 일자리 나누기와는 다른 결과를 부른다. 장사·흥정 자리는 ‘비즈니스·바겐·마케팅·로비 …’ 따위에 많이 내주었다.

“정치적 흥정, 흥정거리, 흥정 대상, 장물 흥정, 더런 흥정, 총선용 흥정 ….” 그 앞에 고깔을 씌워서라도 흥정을 써먹는 걸 보면 쓸모가 증명된다. 흥정에는 본디 거간·중개·변호·외교·조정·협상 따위 온갖 갈래가 있다. 관련된 학문 분야도 여럿이다. 이를 뭉뚱그리면 ‘흥정학·거래학’이 된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206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64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593
2820 악발이 바람의종 2009.05.25 6012
2819 렉카 바람의종 2009.05.25 7086
2818 종달새 바람의종 2009.05.26 10036
2817 고객님? 바람의종 2009.05.26 5881
2816 생각두룩새 바람의종 2009.05.28 5728
2815 왕구울개 바람의종 2009.05.28 7192
2814 자일, 아이젠 바람의종 2009.05.29 7504
2813 제비 바람의종 2009.05.29 7414
2812 아나운서 바람의종 2009.05.30 6317
2811 하더란대두 바람의종 2009.05.30 7235
2810 궁작이 바람의종 2009.05.30 6248
2809 찌찌 바람의종 2009.05.31 7489
2808 찌르레기 바람의종 2009.05.31 8753
2807 나이 바람의종 2009.06.01 5994
2806 파이팅 바람의종 2009.06.01 8856
2805 물총새 바람의종 2009.06.09 8970
» 흥정 바람의종 2009.06.09 9957
2803 모하구로? 바람의종 2009.06.11 5874
2802 믿그리 바람의종 2009.06.11 6315
2801 귀성 바람의종 2009.06.11 10605
2800 피죽새 바람의종 2009.06.12 9564
2799 전운 바람의종 2009.06.12 747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