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14 01:33

쇠고기

조회 수 5509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쇠고기

언어예절

저 몇 달 닫혔던 미국 쇠고기 푸줏간이 열리자마자 살코기를 몇 관씩 끊어갔다던 분은 포원이 풀렸는지? 부시도 다녀가고 ‘미친소’ 반대 촛불집회는 일백회 가풀막을 비춘다.

한우는 보통 송아지 적 아니면, 좀더 먹여 여러 해 논밭을 갈고 새끼를 몇 배 보고서야 어렵사리 내다 팔았다. 호사가들 얘기지만, 고기 맛이야 예나 지금이나 열 달을 넘기지 않은 하릅송아지를 제일로 친다. 일본에선 스무 달짜리 안쪽을, 우리는 서른 달이 넘지 않은 물건을 들여온다는데, 협상 정부나 장사꾼 두루 주권·신용 다 뭉개고 야합하는 세상에 달수 따지는 것도 부질없다.

소 나이(연령) 세는 말이 따로 있지 않으냐는 분들이 있다. 전날엔 집짐승인 소나 말, 개를 한습(하릅) 두습(이릅) 세습(사릅) 나릅 다습 여습 이롭 여듭 아습(구릅) 담불(열릅)처럼 헤아렸다. 누에는 다섯 잠(령)을 한 달 안에 마치니 단위가 다르다. 어린아이도 요즘은 달수(월령)로 헤아리고, 집짐승 먹이고 친화하는 개념이 많이 흐릿해진 지금, 공장내기 말·개·소 나이 일컫는 말이야 온전하겠는가?

‘소’는 잡지만 ‘쇠’는 잡지 못한다. ‘미친소’를 만든 건 사람이다. ‘연세·연치’를 높임말로 치는데, 이빨로 소 나이를 헤아리니 ‘연치’(年齒)가 제격이겠다. 나이를 세는 단위 ‘살’은 ‘한 살, 두 살, 아흔 살’처럼 고유어와 어울리고, ‘세’(歲)는 ‘십이세, 삼십세, 구십세’처럼 한자말과 어울린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54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11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848
2974 부랴부랴 風磬 2006.12.20 5346
2973 니가, 지가 바람의종 2008.11.18 5349
2972 봄맞이꽃 바람의종 2008.06.27 5355
2971 이력서 바람의종 2008.08.03 5370
2970 삐라 바람의종 2008.02.15 5375
2969 스프링클러, 랜터카 바람의종 2008.06.27 5383
2968 설명글 바람의종 2008.08.21 5391
2967 모두에게? 바람의종 2009.03.25 5424
2966 바람의종 2008.09.06 5462
2965 사랑금이 file 바람의종 2009.07.14 5470
2964 스펙 바람의종 2009.07.15 5490
2963 법대로 바람의종 2008.12.26 5498
» 쇠고기 바람의종 2008.11.14 5509
2961 이랑마랑 바람의종 2008.11.24 5516
2960 보도시 한 절(술) 뜨고 file 바람의종 2010.01.06 5518
2959 백서 바람의종 2007.07.09 5518
2958 교과서 바람의종 2009.02.20 5521
2957 세금과 요금 바람의종 2008.05.11 5521
2956 시세 조종 바람의종 2008.04.15 5524
2955 여우 바람의종 2008.11.26 5543
2954 세금 폭탄 바람의종 2009.02.04 5575
2953 앉은부채 바람의종 2008.06.11 55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