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13 17:31

어떻게든

조회 수 6649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어떻게든

언어예절

무심코 무책임과 잘못을 부추기는 말이 더러 있다. 처지가 몹시 곤궁할 때, 억지로 애쓸 때나 그런 형편을 나타낼 때 흔히 “어떻게든, 어떻게 해서든, 어떻게 해서라도 …”를 들먹인다.

이를 직접 쓰면 단정·명령하는 말이 되는데, 목적을 이루기만 하면 된다는 목적·결과 지상주의가 실린 말이다. 수단·방법·방식, 곧 과정은 상관하지 않는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반드시” 하라는 말이니, 무법·살인도 용인한다는 얘기다.

달리는 들추는 대상의 궁핍한 형편을 나타낼 때도 흔히 쓴다. 어려움·행동·상황을 짚고 풍자하기에 걸맞기는 하나 이 역시 싸잡아 강조하는 맛을 준다. 정확하고 사려 깊은 표현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말이 많이 쓰인 데는 일본말도 한몫을 했다는 견해도 있다.(도데모·どう-でも, 난토카·도니카·なんとか·どうにか) 그러나 우리말에도 참과 거짓, 경위를 톺지 않고 말을 뒤집거나 뭉개는 말(아무튼·하여튼·여하튼·어떻든·좌우간, 좋든싫든 …)이 적잖은 걸 보면 마냥 그 탓은 아닐 터이다.

어떻게 해서든 권력의 끝자락이라도 잡아라/ 당선인이 직접 조사받는 모양새를 어떻게든 희석시키려는 의도/ 총선에서 어떻게 해서든 살아보려는 몰염치한 몸부림/ 어떻게 해서든 테러를 막겠다며 벌인 전쟁/ 어떻게 해서라도 특목고에 자녀를 입학시키려는 학부모/ 어떻게 해서든 경제만 잘하면 된다고?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277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30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252
2952 고육지책, 궁여지책 바람의종 2012.09.28 11711
2951 눈발, 빗발, 화장발 바람의종 2012.09.27 8946
2950 쪼달리다, 쪼들리다 / 바둥바둥, 바동바동 바람의종 2012.09.27 13912
2949 일찌기, 일찍이 / 더우기, 더욱이 바람의종 2012.09.26 31531
2948 귀향객, 귀성객 바람의종 2012.09.26 8611
2947 그런 식으로 / 그런식으로 바람의종 2012.09.25 13752
2946 '숫'을 쓰는 동물 바람의종 2012.09.25 10048
2945 밤새 / 밤새워 바람의종 2012.09.24 10761
2944 안전성 / 안정성 바람의종 2012.09.24 16317
2943 뒤처지다, 뒤쳐지다 바람의종 2012.09.21 12697
2942 눈이 많이 왔대/데 바람의종 2012.09.20 9088
2941 여간 쉽지 않다 바람의종 2012.09.20 9780
2940 호함지다 바람의종 2012.09.19 8632
2939 '꼴' 띄어쓰기 바람의종 2012.09.19 15608
2938 내일 뵈요, 내일 봬요 바람의종 2012.09.14 14679
2937 '구정'은 일본식 표기 바람의종 2012.09.13 11723
2936 그림의 떡, 그림에 떡 바람의종 2012.09.13 17339
2935 바람의종 2012.09.12 8991
2934 널브러져/널부러져/너브러져/너부러져 바람의종 2012.09.12 28024
2933 알맞는, 알맞은 / 걸맞는, 걸맞은 바람의종 2012.09.11 16728
2932 계좌, 구좌 바람의종 2012.09.11 9946
2931 어명이요!, 어명이오! 바람의종 2012.09.06 1068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