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8.04 22:51

아니어라우!

조회 수 6660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니어라우!

고장말

“아니요. 쪼깨 아플라고 혀서 칙간에 갔어라우.”

소설가 조정래의 <태백산맥>에서 들몰댁 큰아들이 변소에서 나오며 내뱉는 말이다. ‘-라우’는 전라도 사람들이 듣는 사람에게 존대 뜻을 나타낼 때 말 끝에 붙여 쓰는 고장말이다. 표준어에서 존대 보조사 ‘-요’와 쓰임이 비슷하다.

“선상니임, 선상니임, 손님 오셨어라우.”, “애기씨는 암만해도 내일은 못 가실 것맹이여라우.”

그러나 “남말허고 앉았네.” “언저역(엊저녁) 본께 못쓰겄데”와 같이 ‘-네’와 ‘-데’로 끝나는 말 끝에는 붙여 쓰지 못한다는 점에서 표준말 쪽 ‘-요’와 좀 다르다.

‘-라우’는 ‘-(이)라 허우(-이라 하오)’와 같은 말에서 ‘-허’가 떨어져 나간 ‘-(이)라우’가 굳어져서 생겨난 말인 것으로 보인다.

“머 땀시 넘 제사에 배 놔라, 감 놔라 허우?” “고런 맘 묵을 사람이 아니란 것을 믿기 땀세 두 번씩이나 알은 체럴 했는디 몰라라 허우.”

나이가 지긋한 어른이 처음 보는 젊은 사람에게 반말을 쓰기도 그렇고 존댓말을 쓰기도 뭣할 때나, 나이 차이는 있지만 아주 절친한 사람들 끼리는 ‘-라우’ 대신에 ‘-라’를 쓰기도 한다. 이때 ‘-라’는 반말도 존댓말도 아니다. “아이고메, 이러나저러나 논 뺏기기는 매일반인디, 고런 것 알아 워디 쓰게라.”, “정 사장네 굿을 헐랑갑제라?”

“-잉”(워메, 들몰댁! 살아왔소잉)과 마찬가지로 ‘-라우’는 그 말을 쓰는 순간 전라도 사람임을 드러내고 마는 표지다.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287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42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400
2996 계피떡 바람의종 2011.11.16 11854
2995 고개를 떨구다 바람의종 2008.11.20 12319
2994 고개인사 바람의종 2008.07.16 7598
2993 고객님? 바람의종 2009.05.26 5881
2992 고구마 바람의종 2007.12.18 8823
2991 고국, 모국, 조국 바람의종 2012.02.01 10667
2990 고니 바람의종 2009.11.29 9863
2989 고닥, 고당, 곰만, 금상, 금매 file 바람의종 2010.03.05 10425
2988 고도쇠 바람의종 2009.08.03 6542
2987 고라니 file 바람의종 2009.09.29 6625
2986 고래 file 바람의종 2010.01.08 7588
2985 고려에 넣어? 바람의종 2007.10.05 8085
2984 고령화와 언어 風文 2021.10.13 879
2983 고맙습니다 / 김지석 바람의종 2007.05.22 12562
2982 고명딸 바람의종 2010.08.27 10010
2981 고명딸 風磬 2006.09.16 15678
2980 고무적 바람의종 2007.06.03 7235
2979 고문과, 짬밥 바람의종 2009.09.01 9288
2978 고바위, 만땅, 후까시, 엥꼬, 빠꾸, 오라이, 기스 바람의종 2008.12.06 16494
2977 고백, 자백 바람의종 2010.11.03 9320
2976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風文 2022.08.05 1223
2975 고뿔 風磬 2006.09.16 1552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