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6.21 03:54

오음산과 오름

조회 수 9413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오음산과 오름

땅이름

조선 효종 4년 제주 목사 이원진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탐라지>에는 제주 고장말에 관한 흥미로운 기록이 들어 있다. “촌민의 사투리가 난삽하여 말의 시작은 높고 끝은 낮은데, 김정의 <풍토록>에서는 토착민의 말소리가 가늘고 높아 바늘로 찌르는 것 같고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고 하였다”라고 기록했다. 또한 촌민의 말 가운데 특이한 음이 많은데, 그 가운데 산을 ‘올음’(兀音)이라고 한다는 기록도 있다.

사람들은 제주 고장말이 뭍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때로는 의사 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라고 여기기도 한다. <탐라지> 기록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말소리·어휘·문법에서 제주말은 뭍과는 꽤 차이가 있다.

그러나 산을 뜻하는 ‘오름’이 제주에만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전국 각지에 ‘오음’이라는 산이름이 많기 때문이다. 간성의 ‘오음산’(五音山)이나 갑산의 ‘오음회령’(吾音會嶺)은 <여지승람>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이와 유사한 ‘오을동’(五乙洞) 같은 것도 적잖다.

‘오름’은 ‘오르다’에서 나온 말로, 한자어로 맞옮길 때는 ‘악’(岳)으로 대체된다. ‘성널오름’이 ‘성판악’으로, ‘거문오름’이 ‘거문악’으로 바뀌는 식이다. 그런데 함경도나 강원도 쪽에서는 ‘오을음’이나 ‘오음’의 형태를 취할 뿐 아니라 ‘다섯 오’[五]나 ‘나 오’[吾]가 쓰여 ‘오름’과 무관한 말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오음’도 그 지역에서 높이 솟아오른 산에 붙은 이름으로서 ‘오름’과 같은 계통이라 하겠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527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87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6801
3062 망신 風文 2023.06.09 1790
3061 프로듀사 風文 2023.05.30 1799
3060 빛깔 이름/ 염지 風文 2020.05.18 1801
3059 “김” 風文 2023.03.06 1802
3058 “영수증 받으실게요” 風文 2024.01.16 1813
3057 ‘통일’의 반대말 風文 2023.01.16 1818
3056 표준발음, 구명동의 風文 2020.05.08 1819
3055 와이로 / 5678님 風文 2020.06.05 1822
3054 맞춤법·표준어 제정, 국가 독점?…오늘도 ‘손사래’ 風文 2022.12.12 1825
3053 -시- ① / -시- ② 風文 2020.06.21 1827
3052 튀르기예 / 뽁뽁이 風文 2020.05.21 1828
3051 마마잃은중천공? / 비오토프 風文 2020.07.03 1830
3050 띄어쓰기 특례 風文 2022.01.11 1830
3049 김치 담그셨어요? 風文 2024.02.08 1836
3048 ‘도와센터’ ‘몰던카’ 風文 2024.01.16 1852
3047 가던 길 그냥 가든가 風文 2024.02.21 1852
3046 멀쩡하다 / 내외빈 風文 2020.06.18 1866
3045 돔 / 식해 風文 2020.06.23 1874
3044 ‘시월’ ‘오뉴월’ 風文 2024.01.20 1878
3043 위드 코로나, 아이에이이에이 風文 2022.10.05 1898
3042 풋 / ‘열’(10) ①, ‘열’(10) ② 風文 2020.05.10 1901
3041 눈으로 말하기 / 언어와 민주주의 風文 2020.07.08 190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