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5.13 03:09

군말

조회 수 7342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군말

언어예절

음식과는 상관없이 때는 불로서, 요즘의 난방 에너지가 군불이다. 군일·군것질 따위는 일자리 늘리기 또는 큰 사업거리가 됐고, 사람따라 군살 빼는 일로 시끄러운 시절이다. 군말도 쓰임이 폭넓다. 정당한 말이 듣는이에 따라서는 군소리, 곧 불평으로 들을 때가 있다. 이때 인격·소통 문제가 불거진다. 말본에서, 제자리 아닌 데 가져다 쓴 말을 ‘군더더기’ ‘군글자’라고 한다.

“몸에 오른 열이 아직 식지가 않았다/ 도대체가 말도 안 된단 말이에요/ 그 방은 아무리 불을 때어도 따뜻하지를 않다 …”

숨을 고르고 강조하는 효과가 있어 여기서 군더더기를 짚어낼 이는 많지 않을 성싶다.

흔히 베풀어 설명할 때 “생각건대, 예컨대, 아마, 실로, 비록, 끝으로, 듣건대, 말하자면, 이른바 …” 들을 끼워넣는다. 나아가 “에, 음, 저기, 보세요, 어떻습니까, 그렇잖습니까 여러분! …”에다 침묵이나 몸짓·눈짓들도 잘만 쓰면 말을 아끼고 성검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리고, 한편, 그래서, 따라서, 그러니, 아울러, 이에 따라, 이와 관련해 …” 따위 이음말(접속어)들도 흔히 쓴다. 문제는 잦을수록 글이 늘어지고, 괜찮은 말도 값싸게 들리게 하거나 군말로 만들 때가 많다. 듣는이나 읽는이가 불편해진다.

전날, 일노래에서 ‘메기는 소리’를 군말이라고 했다. 듣는이는 짧은 군말에도 ‘예이, 그렇지, 얼씨구 …’처럼 추임새를 준다. 연설에서도 사설이 길어서는 옳소나 손뼉치기 같은 반응을 얻기 어렵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23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69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622
3106 소와리골 바람의종 2008.05.06 7124
3105 보도자료 바람의종 2008.05.06 4348
3104 푸석수염 바람의종 2008.05.08 7931
3103 쑥돌·감돌·몽돌 바람의종 2008.05.08 10865
3102 둥글레 바람의종 2008.05.10 7467
3101 은냇골 이야기 바람의종 2008.05.10 6618
3100 연설 바람의종 2008.05.11 6770
3099 사변 바람의종 2008.05.11 5947
3098 막덕·바리데기 바람의종 2008.05.12 8202
3097 갈대 바람의종 2008.05.12 6518
3096 사리원과 원효 바람의종 2008.05.13 7287
» 군말 바람의종 2008.05.13 7342
3094 다듬은 말 바람의종 2008.05.22 5621
3093 대장금①/능금 바람의종 2008.05.22 8224
3092 짚신나물 바람의종 2008.05.23 6995
3091 수자리와 정지 바람의종 2008.05.23 8049
3090 에두르기 바람의종 2008.05.24 7008
3089 소행·애무 바람의종 2008.05.24 8889
3088 대장금②·신비 바람의종 2008.05.25 9402
3087 홀아비바람꽃 바람의종 2008.05.25 8430
3086 살피재 바람의종 2008.05.27 7986
3085 차별1 바람의종 2008.05.27 70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