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559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거제의 옛이름 ‘상군’(裳郡)

거제도(巨濟島)는 남해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이 섬 이름이 한 때는 ‘상군’(裳郡)이라 불렸다. 뜻으로 본다면 ‘치마’인 셈인데, 이 섬을 ‘치마’와 연관지어 부를 만한 연유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최남선의 <동경통지>에서는 거제를 상군으로 부른 연유를 두고 한 구절 설명을 덧붙인 바 있다. ‘치마’를 뜻하는 속어로 ‘두룽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두룽이’라는 말을 문헌에서 찾을 수는 없다. 그러나 비가 올 때 입는 ‘도롱이’는 짚이나 띠로 만들어 허리에 매어 입었으므로 ‘치마’를 뜻하는 ‘두룽이’가 속어로 쓰였다는 이야기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두룽이’의 한자 표기는 ‘독로’(瀆盧)인데 우리말의 ‘도랑’에 해당하는 말이다. ‘도랑’이나 ‘두룽이’, 그리고 ‘도롱이’는 모두 ‘두르다’ 또는 ‘돌다’에서 파생된 명사다. 우리말에서 ‘두르다’에서 나온 명사는 흔치 않지만 ‘돌다’에서 파생된 말은 비교적 자주 쓰인다. 예를 들어 ‘도리’는 ‘둘레’를 뜻할 때와 ‘주기’를 뜻할 때 쓰인다. ‘도리 기둥’이나 ‘두리 기둥’은 기둥과 기둥 사이에 돌려 얹히는 나무를 뜻한다.

거제의 땅이름이 치마나 비옷을 뜻하는 ‘두룽이’ 또는 ‘도롱이’였던 까닭은 섬 주위로 물길이 돌아들기 때문이었다. 외형상으로 전혀 무관해 보이는 ‘독로’, ‘상군’, ‘거제’가 모두 섬의 지형과 관련을 맺고 있으며, 이러한 말이 변화해 가는 과정에서도 고유어와 한자어의 대응 관계가 성립된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일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945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593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0972
3150 산오이풀 바람의종 2008.04.07 7049
3149 ‘고마미지’와 ‘강진’ 바람의종 2008.04.08 8122
3148 일터 말 바람의종 2008.04.08 9444
3147 밸과 마음 바람의종 2008.04.09 8339
3146 비비추 바람의종 2008.04.10 6686
3145 버들과 땅이름 바람의종 2008.04.10 7962
3144 일벗 사이 바람의종 2008.04.13 9832
3143 곧은밸 바람의종 2008.04.13 6571
3142 분꽃 바람의종 2008.04.14 7176
» 거제의 옛이름 ‘상군’(裳郡) 바람의종 2008.04.15 8559
3140 인사 바람의종 2008.04.15 9816
3139 영양과 ‘고은’ 바람의종 2008.04.16 10605
3138 인사말 바람의종 2008.04.17 7219
3137 통장을 부르다 바람의종 2008.04.17 11516
3136 쑥부쟁이 바람의종 2008.04.19 7344
3135 금산과 진내을 바람의종 2008.04.19 6881
3134 나들이 바람의종 2008.04.20 8622
3133 기윽 디읃 시읏 바람의종 2008.04.20 10955
3132 논개 바람의종 2008.04.21 8323
3131 꽃무릇 바람의종 2008.04.21 6076
3130 술이홀과 파주 바람의종 2008.04.22 7511
3129 예식장 바람의종 2008.04.22 685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