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21 15:47

애기똥풀

조회 수 6311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애기똥풀

풀꽃이름에 ‘똥/오줌’이 붙는 것은 좀 심하다 싶지만, ‘애기똥풀’은 줄기를 꺾으면 노란색 젖 같은 액즙이 나오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또한 오뉴월에 꽃이 피는데, 노란 꽃잎 넉 장이 붙어 있는 작은 꽃모양도 예쁘게 싸 놓은 애기똥을 연상시킨다. ‘젖풀/ 씨아똥/ 까치다리’라고도 부른다.

한자말로는 ‘백굴채’(白屈菜)라고 하여 배가 아플 때 진통제로 쓰거나 짓무른 살갗에 발랐는데, 시골에서 자란 사람은 젖풀을 바르면 사마귀가 줄어든다는 말도 들어봤을 것이다. 요즘 들어 음식이나 새집증후군 따위 갖가지 환경문제로 말미암아 ‘아토피’란 병증이 극성을 부리는데, 이 풀이 치료재로 환영을 받고 있다고 한다. 애기들의 아토피를 치료하는 데 이 풀이 긴요하게 쓰이는 것을 보면 이름을 붙인 옛 어른들이 선견지명이 있는 것도 같다.

시골 동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꽃이지만 우리가 관심도 없던 풀꽃이어서 동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풀이름이다. 시 소재로도 흔히 쓰인다. “‘나 서른다섯 될 때까지/ 애기똥풀 모르고 살았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봄날 돌아올 때마다/ 그들은 내 얼굴 쳐다보았을 텐데요.”(안도현 ‘애기똥풀’) 하찮은 것 같아도 당당하다고 노래한다. “시궁창 물가에 서서도/ 앙증스레 꽃 피워 문/ 애기똥풀 보아라/ 어디 연꽃만이 연꽃이겠느냐.”(복효근 ‘애기똥풀꽃’) 그렇다. 장미나 백합만 꽃이 아니고, 애기똥풀이나 할미꽃의 아름다움마저 깨닫게 되는 것이 철들고 나이 드는 것의 소중함 아닐까.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애기똥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58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14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877
3238 몸으로 재다, 윙크와 무시 風文 2022.11.09 1620
3237 마녀사냥 風文 2022.01.13 1621
3236 장녀, 외딸, 고명딸 風文 2023.12.21 1622
3235 귀 잡수시다? 風文 2023.11.11 1623
3234 부동층이 부럽다, 선입견 風文 2022.10.15 1625
3233 세계어 배우기 風文 2022.05.11 1630
3232 기역 대신 ‘기윽’은 어떨까, 가르치기도 편한데 風文 2023.11.14 1630
3231 대통령과 책방 風文 2023.05.12 1631
3230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1631
3229 마그나 카르타 風文 2022.05.10 1636
3228 어떻게 토론할까, 질문 안 할 책임 風文 2022.07.24 1636
3227 반동과 리액션 風文 2023.11.25 1640
3226 도긴개긴 風文 2023.05.27 1641
3225 아주버님, 처남댁 風文 2024.01.02 1641
3224 말다듬기 위원회 / 불통 風文 2020.05.22 1642
3223 국민께 감사를 風文 2021.11.10 1642
3222 정치와 은유(2, 3) 風文 2022.10.13 1642
3221 외부인과 내부인 風文 2021.10.31 1643
3220 말로 하는 정치 風文 2022.01.21 1643
3219 순직 風文 2022.02.01 1644
3218 왜 벌써 절망합니까 - 벤처대부는 나의 소망 風文 2022.05.26 1644
3217 ‘가오’와 ‘간지’ 風文 2023.11.20 164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