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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10 09:21

부처손

조회 수 8761 추천 수 1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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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손

늘푸른 식물이라도 겨울에는 비실비실하다가 봄이 되고 물이 올라야 비로소 진정으로 푸르게 된다. 마른 바위에 붙어서 사는 ‘부처손’은 겨울에는 잎이 둥글게 오그라들어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봄이 되면 새파랗게 살아난다. 그래서 만년초, 불사초, 장생불사초, 회양초(回陽草) 등으로 부르기도 하고, 잎이 붙은 모양이 주먹을 쥔 것 같고 잣나무잎 같다고 ‘권백’(卷柏)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부처손’은 생김새로 말미암아 붙은 이름인데, 사람 손바닥 모양이 아니라 여러 갈래로 펼쳐져 있다. 부처의 손은 천이나 되어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진다고 한 것에서 이름을 딴 듯한데, 잎을 살짝 들어 오무린 모습은 우리 손을 다정하게 잡아줄 듯하다. 아닌 게 아니라 부처손에는 정신 안정제 성분인 히스피드린이 들어 있고, 힘이 없을 때 달여 먹으면 기운이 나고, 암을 다스리는 효험도 뛰어나다고 한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의 풀꽃이름인 ‘불상화/ 승두화/ 탑꽃’들에는 불교문화가, 서양의 풀꽃이름인 ‘요셉의 코트(Joseph's coat)/ 부활절 백합(easter lily)’들에는 기독교 문화가 깃들어 있다. 같은 식물이라도 ‘염주나무’의 영어이름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인물 ‘욥의 눈물’(Job's tear)이다. 꽃받침통이 골무를 닮은 ‘골무꽃’은 영어로는 ‘스컬캡’(skullcap)인데, 이는 천주교 신부들이 쓰는 모자의 모양과 비슷하여 붙은 이름이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부처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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