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1 01:22

떨려나다

조회 수 8783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떨려나다

  ‘생활고, 생활난, 불경기 …’ 같은 말들, 곧 외환위기 이후 일자리가 줄고, 그나마 직장 다니던 사람들도 갖가지 이유로 물러난 이들이 늘면서 살림살이가 어려움을 뜻하는 말들이 자주 쓰인다. ‘실업’은 ‘일할 뜻도 힘도 있는 사람이 일자리를 잃거나 일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태’를 이른다. 스스로 직장에서 물러나는 상황은 드물므로 ‘직장에서 물러나는 상황’과 관련된 고유어에는 피동접사 ‘-리-, -기-’가 결합된 말이 많다. ‘내몰리다, 잘리다, 쫓겨나다’ 등이 그렇다. ‘면직당하다, 모가지 당하다’처럼 ‘당하다’가 붙어 쓰이기도 한다. ‘내몰리다’, ‘잘리다’와 비슷한 말이면서 큰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로 ‘떨려나다’가 있다.

“불경기로 말미암아 직공을 추리는 사품에 한몫 끼어 떨려나고 말았습니다.”(김유정 <아기>)
“그들이 미군 부대에서 떨려나 몇 군데 한국 기관의 말단 노무직을 전전하다가 ….”(박완서 <이별의 김포공항>)
“그들은 결국 뭇매에 쫓겨나듯 그 공사판에서 떨려나고 말았던 것이다.”(이문열 <사람의 아들>)

여기서 ‘떨려나다’는 ‘어떤 장소나 직위에서 내쫓김을 당하다’를 뜻한다. ‘스스로 물러남’의 뜻으로 ‘퇴임’, ‘퇴직’이라는 말을 쓰는데, 외환위기 전후로 ‘희망퇴직’이라는 해괴한 말이 쓰인다. 대부분이 어쩔 수 없이 물러나는 상황인데, ‘희망’과 ‘퇴직’이라는 말을 붙여 상황을 왜곡하는 말의 하나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38434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84986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199881
    read more
  4. 떨려나다

    Date2008.01.11 By바람의종 Views8783
    Read More
  5. 말다듬기

    Date2008.01.10 By바람의종 Views6276
    Read More
  6. 말소리의 억양

    Date2008.01.10 By바람의종 Views6717
    Read More
  7. 쇠죽

    Date2008.01.10 By바람의종 Views8616
    Read More
  8. 먹거리와 먹을거리

    Date2008.01.08 By바람의종 Views8228
    Read More
  9. 헛이름

    Date2008.01.08 By바람의종 Views10500
    Read More
  10. 말소리의 높낮이

    Date2008.01.08 By바람의종 Views7039
    Read More
  11. ‘오빠 부대’

    Date2008.01.07 By바람의종 Views7246
    Read More
  12. 겨울

    Date2008.01.07 By바람의종 Views8129
    Read More
  13. 참말과 거짓말

    Date2008.01.07 By바람의종 Views8684
    Read More
  14. ‘막하다’

    Date2008.01.06 By바람의종 Views7977
    Read More
  15. 노무족

    Date2008.01.06 By바람의종 Views6172
    Read More
  16. 모음의 짜임새

    Date2008.01.06 By바람의종 Views5640
    Read More
  17. 호박고지

    Date2008.01.05 By바람의종 Views8916
    Read More
  18. 할말과 못할말

    Date2008.01.05 By바람의종 Views7334
    Read More
  19. 제맛

    Date2008.01.05 By바람의종 Views7681
    Read More
  20. 자음의 짜임새

    Date2008.01.04 By바람의종 Views6901
    Read More
  21. 경제 새말

    Date2008.01.04 By바람의종 Views7283
    Read More
  22. 벌레

    Date2008.01.03 By바람의종 Views7308
    Read More
  23. 움과 싹

    Date2008.01.03 By바람의종 Views8479
    Read More
  24. 복잡다난·미묘

    Date2008.01.03 By바람의종 Views10936
    Read More
  25. 드라비다말

    Date2008.01.02 By바람의종 Views679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