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1.06 00:32

칼미크말

조회 수 7510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칼미크말

카스피해 서쪽에 칼미크공화국이 있다. 러시아연방국이다. 지금 이곳 대통령은 한때 우리나라 한 자동차 회사의 러시아지역 판매원으로 활동해 큰돈을 번 사람이다. 대통령이 된 뒤 서울시와 경제협력 협정을 맺고 ‘서울타운’이라는 경제자유구역 설치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곳에는 17세기 초 서부 몽골에서 온 몽골계의 오이라트족 30여만명이 살고 있다. 이들을 칼미크족이라 하는데, 본디 ‘칼미크’란 터키말로 ‘남아 있는 사람’을 뜻한다. 곧, 이들은 이곳에 왔다가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눌러사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쓰는 말이 몽골어파의 하나인 ‘칼미크말’이다.

현재 칼미크말은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우선 사용 인구가 급격히 줄어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러시아말을 쓴다. 말을 지켜야 민족을 지킬 수 있음을 알지만 현실은 어렵다. 다른 문제는 문법이 점차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칼미크말은 우리말 ‘나는 책을 읽는다’처럼 ‘주어-목적어-서술어’ 차례로 서술어가 맨 뒤에 온다. 그런데 요즘은 러시아말 간섭을 받아 주어 다음에 서술어가 바로 오는 어순을 흔히 쓴다.

최근 일륨지노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에다 중국에 사는 오이라트족 1만명을 이민으로 보내 달라고 이색적인 요청을 했다. 이들이 이주해 오면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여기서 같은 민족의 영입을 통해 사라져가는 모국어를 되살리려는 한 젊은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781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446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9321
3414 선교와 압박 風文 2021.09.05 985
3413 언어 경찰 風文 2021.09.02 993
3412 악담의 악순환 風文 2021.09.13 1004
3411 재판받는 한글 風文 2021.10.14 1029
3410 딱 그 한마디 風文 2021.09.06 1032
3409 '미망인'이란 말 風文 2021.09.10 1068
3408 치욕의 언어 風文 2021.09.06 1078
3407 언어공동체, 피장파장 風文 2022.10.09 1100
3406 배뱅잇굿 風文 2020.05.01 1105
3405 대명사의 탈출 風文 2021.09.02 1116
3404 맞춤법을 없애자 (3), 나만 빼고 風文 2022.09.10 1129
3403 귀순과 의거 관리자 2022.05.20 1135
3402 외국어 선택하기 風文 2022.05.17 1141
3401 뒷담화 風文 2020.05.03 1143
3400 비판과 막말 風文 2021.09.15 1144
3399 불교, 불꽃의 비유, 백신과 책읽기 風文 2022.09.18 1145
3398 편한 마음으로 風文 2021.09.07 1148
3397 거짓말, 말, 아닌 글자 風文 2022.09.19 1163
3396 막냇동생 風文 2023.04.20 1166
3395 위드 코로나(2), '-다’와 책임성 風文 2022.10.06 1174
3394 불교, 경계를 넘다, 동서남북 風文 2022.08.15 1178
3393 아이들의 말, 외로운 사자성어 風文 2022.09.17 118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