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1.04 11:00

‘폭팔’과 ‘망말’

조회 수 12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폭팔’과 ‘망말’

방송이나 신문에서 ‘폭팔’과 ‘망말’이라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 카리스마 폭팔”과 “망말…주변국 반발”처럼 ‘폭팔’과 ‘망말’을 빈번하게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폭팔’과 ‘망말’은 각각 한자어인 ‘폭발(暴發)’과 ‘망발(妄發)’의 잘못이다. 폭발은 ‘감정, 힘, 열기 따위가 일시에 세찬 기세로 나옴’을, 망발은 ‘망령이나 실수로 그릇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뜻한다.

먼저 ‘폭발(暴發)’은 앞 음절과 뒤 음절의 첫소리가 각각 ‘ㅍ’과 ‘ㅂ’으로 모두 순음(입술소리)이다. 그런데 앞 음절 ‘ㅍ’의 영향으로, 뒤 음절의 ‘ㅂ’을 ‘ㅍ’으로 잘못 발음하게 되었다. 즉, [폭빨]이 아닌 [폭팔]로 발음하게 되었다. 또한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잘못된 발음에 따라 ‘폭팔’로 적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다.

‘망발(妄發)’ 또한 앞 음절과 뒤 음절의 첫소리가 각각 ‘ㅁ’과 ‘ㅂ’으로 모두 순음이다. 그런데 앞 음절 ‘ㅁ’의 영향으로, 뒤 음절의 ‘ㅂ’을 ‘ㅁ’으로 잘못 발음하게 되었다. 즉, [망:말]로 발음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고유어 ‘막말’ 및 한자어 ‘망언(妄言)’도 얼마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함부로 하는 말’을 뜻하는 고유어 ‘막말([망말]로 소리 남)’ 및 ‘이치나 사리에 맞지 아니하고 망령되게 하는 말’을 뜻하는 ‘망언(妄言, [망:언])’과 크게 혼동을 일으켜 이런 잘못이 일어났다.

‘폭팔’과 ‘망말’은 모두 한자어 ‘폭발’과 ‘망발’의 잘못된 발음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이는 어휘 지식이 크게 부족한 사람들에게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잘못이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49983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1516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6Nov
    by 바람의종
    2011/11/16 by 바람의종
    Views 9192 

    가(價)

  5. 가 삘다

  6. No Image 05Nov
    by 바람의종
    2012/11/05 by 바람의종
    Views 8629 

    龜의 독음

  7. No Image 05Jul
    by 風文
    2020/07/05 by 風文
    Views 2060 

    鬱陶項(울돌목) / 공짜 언어

  8. 良衣·거리쇠

  9. No Image 08Jun
    by 風文
    2020/06/08 by 風文
    Views 1580 

    美國 - 米國 / 3M

  10. No Image 23Apr
    by 바람의종
    2010/04/23 by 바람의종
    Views 11611 

    ㅂ불규칙 활용

  11. No Image 07Mar
    by 바람의종
    2010/03/07 by 바람의종
    Views 8926 

    ㄹ는지

  12. No Image 26Dec
    by 風文
    2022/12/26 by 風文
    Views 1299 

    ○○노조

  13. No Image 26Oct
    by 風文
    2022/10/26 by 風文
    Views 1296 

    “힘 빼”, 작은, 하찮은

  14. “자식들, 꽃들아, 미안하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 부디 잘 가라”

  15. No Image 30Dec
    by 風文
    2023/12/30 by 風文
    Views 1114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16. No Image 16Jan
    by 風文
    2024/01/16 by 風文
    Views 1517 

    “영수증 받으실게요”

  17. No Image 31May
    by 風文
    2024/05/31 by 風文
    Views 23 

    “산따” “고기떡” “왈렌끼”

  18. No Image 31May
    by 風文
    2024/05/31 by 風文
    Views 30 

    “사겨라” “바꼈어요”

  19. No Image 11Oct
    by 바람의종
    2010/10/11 by 바람의종
    Views 6517 

    “돈이 남으십니다”

  20. No Image 06Mar
    by 風文
    2023/03/06 by 風文
    Views 1630 

    “김”

  21. No Image 16Mar
    by 바람의종
    2008/03/16 by 바람의종
    Views 5466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2. No Image 04Dec
    by 바람의종
    2009/12/04 by 바람의종
    Views 9495 

    ‘하므로’와 ‘함으로’

  23. No Image 04Jan
    by 風文
    2024/01/04 by 風文
    Views 1258 

    ‘폭팔’과 ‘망말’

  24. No Image 23Nov
    by 風文
    2022/11/23 by 風文
    Views 1806 

    ‘평어’를 쓰기로 함, 심심하다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