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4.26 10:49

용찬 샘, 용찬 씨

조회 수 114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용찬 샘, 용찬 씨

우리 과 학생들 가운데 몇몇은 나를 부르거나 가리켜 이를 때 ‘용찬 샘’이라 한다. 그런데 이 말은 아무리 봐도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용찬 샘’을 ‘용찬 선생님’으로 고쳐 부르거나 가리켜 이른다 해도 마찬가지이다.

아랫사람인 학생이 윗사람인 나를 부르거나 가리켜 이를 때에는 그냥 ‘선생님’이라 하거나, 성명 뒤에 ‘선생님’을 붙여 ‘박용찬 선생님’이라 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예의에 맞는다. 간혹 이름을 뺀 성 뒤에 ‘선생님’을 붙여 ‘박 선생님’이라 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박용찬 선생님’이라 하는 것이 더 예의에 맞는다. 이는 외국 사람을 부르거나 가리켜 이를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또는 ‘오마바 대통령’이라 하지 ‘버락 대통령’이라 하지 않는다.

한편 우리말에는 그 사람을 높여 이르거나 부르는 말로 쓰이는 ‘씨’가 있다. 그런데 ‘씨’는 더 이상 ‘높임’의 의미를 갖는 말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윗사람이 아닌,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박용찬 씨’ ‘용찬 씨’라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데서 얼마간 알 수 있다. ‘씨’가 ‘높임’의 의미를 잃게 됨에 따라 20세기 중반부터 그 사람을 높여 이르거나 부르는 말로 ‘씨’대신 ‘님’이 쓰여 왔다. 비격식적인 자리에서는 친근함을 드러내기 위해 ‘용찬 님’을 쓰기도 한다.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는 예의에 맞는 부름말과 가리킴말을 골라 써야 한다. 비격식적인 자리에서는 친근함을 드러내기 위해, 덜 예의를 차린 부름말과 가리킴말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친근함을 넘어서서 결례가 되는 말이라면 그 사용을 삼가야 한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조교수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47945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09335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7Jun
    by 風文
    2023/06/27 by 風文
    Views 1306 

    사투리 쓰는 왕자 / 얽히고설키다

  5. No Image 21Jun
    by 風文
    2023/06/21 by 風文
    Views 1473 

    우리나라

  6. No Image 19Jun
    by 風文
    2023/06/19 by 風文
    Views 1265 

    수능 국어영역

  7. ‘-데’와 ‘-대’, 정확한 표현

  8. No Image 16Jun
    by 風文
    2023/06/16 by 風文
    Views 1186 

    ‘파바’와 ‘롯리’

  9. No Image 14Jun
    by 風文
    2023/06/14 by 風文
    Views 1470 

    말 많은 거짓말쟁이 챗GPT, 침묵의 의미를 알까

  10. No Image 09Jun
    by 風文
    2023/06/09 by 風文
    Views 1539 

    망신

  11. No Image 06Jun
    by 風文
    2023/06/06 by 風文
    Views 1446 

    이 자리를 빌려

  12. No Image 02Jun
    by 風文
    2023/06/02 by 風文
    Views 1299 

    ‘부끄부끄’ ‘쓰담쓰담’

  13. No Image 31May
    by 風文
    2023/05/31 by 風文
    Views 1202 

    김 여사

  14. No Image 30May
    by 風文
    2023/05/30 by 風文
    Views 1606 

    프로듀사

  15. No Image 29May
    by 風文
    2023/05/29 by 風文
    Views 1207 

    예민한 ‘분’

  16. No Image 28May
    by 風文
    2023/05/28 by 風文
    Views 1442 

    아이 위시 아파트

  17. No Image 27May
    by 風文
    2023/05/27 by 風文
    Views 1294 

    도긴개긴

  18. No Image 26May
    by 風文
    2023/05/26 by 風文
    Views 1248 

    ‘이’와 ‘히’

  19. No Image 24May
    by 風文
    2023/05/24 by 風文
    Views 1270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

  20. No Image 22May
    by 風文
    2023/05/22 by 風文
    Views 1404 

    단골

  21. No Image 12May
    by 風文
    2023/05/12 by 風文
    Views 1252 

    대통령과 책방

  22. No Image 28Apr
    by 風文
    2023/04/28 by 風文
    Views 1277 

    돼지껍데기

  23. No Image 26Apr
    by 風文
    2023/04/26 by 風文
    Views 1147 

    용찬 샘, 용찬 씨

  24. No Image 25Apr
    by 風文
    2023/04/25 by 風文
    Views 1380 

    개양귀비

  25. No Image 24Apr
    by 風文
    2023/04/24 by 風文
    Views 1424 

    너무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