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바이러스
온 나라가 바이러스에 습격당하는 양상이다. 구제역으로 축산업이 거의 초토화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바이러스는 동물·식물·세균 따위의 살아 있는 세포에 기생하고, 세포 안에서만 증식이 가능한 비세포성 생물을 말한다. 세균 여과기에 걸리지 않으며, 병원체가 되기도 한다.이런 까닭에 바이러스는 대체로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것으로 인식된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말과 결합해 쓰이는 경우가 잦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재산 기부를 계기로 나눔 바이러스가 더 확산됐으면 좋겠다.” “이른 아침 휴대전화에 찍힌 사랑의 문자는 하루를 행복하게 해 주는 행복 바이러스가 돼 준다.”바이러스의 대표적인 특성(숙주 세포에 피해를 주고, 빨리 퍼지는 것) 중 하나만 따온 이런 쓰임새는 ‘구제역[감기·에볼라·에이즈] 바이러스’ 등과 견줘 볼 때 그리 바람직해 보이진 않는다. 바이러스의 속성과 어울리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부패라는 바이러스에 굴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처럼 사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행복 씨앗’ ‘기부 홀씨’ ‘나눔 꽃씨’ 등 우리말로 대신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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