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검물(可檢物)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이번 학교 급식 사고로 식중독에 걸린 학생들의 가검물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25%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한다. 이처럼 식중독이나 어떤 병이 발생하는 경우 '가검물'을 채취 또는 검사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가검물'은 의미가 잘 와 닿지 않는다. '가검물(可檢物)'이란 병균의 유무를 알아보기 위해 거두는 물질을 뜻한다. 환자의 구토물.혈액.변.땀 등 몸에서 나오는 모든 분비물 혹은 물질이 대상이다. '가검물'이란 단어 자체는 어렵지만 뭐 대단한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 1997년 문화체육부(현 문화관광부)가 발행한 '국어 순화 용어 자료집'에는 '가검물'이 어려운 행정용어이므로 '검사대상물'로 바꾸어 쓰라고 돼 있다. 순화 용어는 4단계로 등급을 나누어 '×, →, ○, △'로 표시하고 있는데, '가검물'은 '×'라 돼 있다. 절대로 쓰지 말라는 얘기다. 그러나 행정부서나 관련 기관들은 '가검물'이란 말을 계속 쓰고 있다. 정부가 정해 놓고 스스로 지키지 않는 꼴이다. '가검물'은 어려운 한자어다. 순화 용어대로 '검사대상물'로 바꾸어 쓰는 것이 좋겠다. 긴 게 흠이라면 줄여 '검사물'이라 해도 문제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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