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의 띄어쓰기
'술을 못 마신다/ 잠을 통 못 잤다'에서 '못'은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부사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론 서술어를 꾸며 주면서 띄어 쓴다. 그러나 '못나다, 못마땅하다, 못생기다'처럼 완전히 한 단어로 굳어진 것은 붙여 쓴다. '못' 뒤에 '하다, 되다, 쓰다'가 올 경우는 띄어쓰기가 달라진다. 두 단어가 하나의 합성어가 돼 뜻이 변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노래를 못하다/음식 맛이 예전보다 못하다/잡은 고기가 못해도 열 마리는 된다/바빠서 동창회에 가지 못했다/보다 못해 간섭을 하다'처럼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거나 할 능력이 없다, 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의 뜻을 나타내거나, '-지 못하다, -다(가) 못해' 꼴로 쓰일 때는 한 단어이므로 붙여 쓴다.
그러나 '어제 병이 나서 일을 못 했다'처럼 단순히 어떤 동작을 할 수 없다는 부사의 뜻이 살아 있는 경우는 별개의 단어로 보아 띄어 쓴다. '못되게 굴다/그 일이 못된 게 남의 탓이겠어'처럼 '성질이나 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하다'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즉 잘못되다의 의미'일 때는 한 단어지만 '한 시간도 채 못 돼서 돌아왔다'처럼 단순히 '되다'를 부정하는 경우에는 두 단어다. '얼굴이 못쓰게 상하다/ 그는 너무 게을러서 못쓰겠다'처럼 '얼굴이나 몸이 축나다, 옳지 않거나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다'의 뜻일 때는 붙여 쓰고, '컴퓨터가 고장나 못 쓰게 되었다'처럼 '쓰지 못한다'의 뜻이면 띄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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