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10.04 18:39

커피샵

조회 수 11640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커피샵

우리가 쓰는 말에는 고유어가 있고 외래어가 있다. 본디부터 있던 우리말이나 그 말들이 어우러져 새로 만들어진 말이 고유어이고, 다른 나라에서 들어와서 우리말처럼 쓰이는 말이 외래어다. 하늘·땅·바다 등이 고유어이고, 피아노·텔레비전·택시 등이 외래어다. 우리말에서 한자어는 딱히 외래어라고 하기 어렵다. 쓰임의 역사가 길고, 우리가 만들어 쓰는 한자어도 있기 때문이다. 이숭녕 선생은 생전에 한자어를 준고유어라고 했다.

외래어는 외국어가 아니다. 외국어를 받아들여 우리말로 삼은 이상, 그 말의 씀씀이는 더 이상 외국어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변화가 있더라도 우리말 체계 안에서 이루어진다.

“서울 강남의 고즈넉한 커피샵에서 만난 그녀는 톱스타와 아줌마의 양극단을 경험하고…”

스포츠지 기사에서 잘라온 구절이다. 외래어표기법 규정에 맞게 적으면 ‘커피샵’은 ‘커피숍’이다. 우리는 영어 단어 ‘shop’을 우리말로 받아들여 ‘숍’이란 이름으로 호적에 올렸다. 이 말의 본고장인 영국이나 미국에서 이 말의 발음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우리의 ‘숍’은 언제나 ‘숍’이다. 우리가 바꾸지 않는 이상.

그런데 문자 매체에서는 비교적 ‘커피숍’으로 바르게 적고 있지만, 전파 매체에서는 ‘커피샵’을 선호한다. 이런 말은 주로 본토 발음깨나 한다는 사람들이 퍼뜨리고 있다. 자기의 영어 실력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탑텐’이 ‘톱텐’보다 반짝이는 말인가. 영어 실력 자랑하려다가 자칫 제 나라 말에 서툰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49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94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910
3128 팔자 바람의종 2007.09.08 8884
3127 폐하 바람의종 2007.09.09 9910
3126 푼수 바람의종 2007.09.10 11462
3125 한량 바람의종 2007.09.12 8419
3124 한성 바람의종 2007.09.18 11088
3123 한약 한 제 바람의종 2007.09.19 10997
3122 합하 바람의종 2007.09.20 8282
3121 행각 바람의종 2007.09.21 8163
3120 바람의종 2007.09.22 8990
3119 ‘김치’와 ‘지’ 바람의종 2007.09.22 6883
3118 형극 바람의종 2007.09.23 12337
3117 기다 아니다 바람의종 2007.09.23 14592
3116 호구 바람의종 2007.09.26 11249
3115 언어의 가짓수 바람의종 2007.09.26 12713
3114 호구 바람의종 2007.09.28 8304
3113 상일꾼·큰머슴 바람의종 2007.09.28 12523
3112 호남 바람의종 2007.09.29 8956
3111 ‘기쁘다’와 ‘즐겁다’ 바람의종 2007.09.29 12227
3110 홍일점 바람의종 2007.10.05 10713
3109 고려에 넣어? 바람의종 2007.10.05 8021
3108 환갑 바람의종 2007.10.06 18252
3107 언어 분류 바람의종 2007.10.06 1320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