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4123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앗다’와 ‘호함지다’

이제 겨울이 지나가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눈도 많이 오고 강추위가 계속되어 다른 해보다 좀 색다른 느낌을 가진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농한기를 맞은 겨울 농촌에서 그 지방 고유의 음식을 마련하여 이웃과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방송에 자주 나온 것도 아마 유난히 춥고 긴 겨울 탓이 아니었나 싶다. 이때 나온 음식 가운데 하나가 두부와 묵이었다. 우리는 잘 쓰지 않지만 북녘에는 ‘앗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두부나 묵 같은 것을 만들다”의 뜻이다. 문맥에서 예를 들면 “뜻밖에도 김정숙 동지께서는 서도실이와 함께 콩물을 끓이고 계시였다. 어제밤 두부를 앗겠다고 콩을 불쿠시더니 어느새 망에 콩물을 낸 것이다.”(<그리운 조국 산천>, 박유학, 문예출판사, 1985년, 361쪽)와 같이 쓰인다. 남녘말은 ‘불리다’이고 북녘말은 ‘불구다’인데 ‘불쿠다’는 ‘불구다’의 센말이다.

‘호함지다’는 말은 “마음에 흐뭇할 만큼 탐스럽다”의 뜻이다. “앞날의 모든 일을 지금 당장 다는 예상할 수 없지만 큰 포부와 희망을 품고 북만땅을 떠나 여기 백두산 지구까지 일부러 찾아나오신 장군님께서는 백두산 밀영에서 맞게 되신 첫 아침에 푸지고 호함지게 내린 첫눈을 보시던 순간부터 한량없이 마음이 밝고 명랑해지시였다.”(<압록강>,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83년, 41쪽)

전수태/고려대 전문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04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48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403
3238 ‘시끄러워!’, 직연 風文 2022.10.25 1335
3237 ‘시월’ ‘오뉴월’ 風文 2024.01.20 1427
3236 ‘안 되’는 ‘안 돼’ 바람의종 2009.11.24 8982
3235 ‘암(수)캐’가 ‘암(수)개’로 바람의종 2010.01.22 9377
3234 ‘앗다’ 쓰임 바람의종 2008.06.19 6851
» ‘앗다’와 ‘호함지다’ 바람의종 2010.04.18 14123
3232 ‘엘씨디로’ / 각출-갹출 風文 2020.05.06 1988
3231 ‘오빠 부대’ 바람의종 2008.01.07 7395
3230 ‘외국어’라는 외부, ‘영어’라는 내부 風文 2022.11.28 1503
3229 ‘요새’와 ‘금세’ 風文 2024.02.18 1351
3228 ‘우거지붙이’ 말 바람의종 2007.10.13 10401
3227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風文 2022.12.06 1293
3226 ‘으’의 탈락 바람의종 2010.06.19 11014
3225 ‘이’와 ‘히’ 風文 2023.05.26 1248
3224 ‘이고세’와 ‘푸르지오’ 風文 2023.12.30 1161
3223 ‘이다’‘아니다’와만 결합하는 ‘-에요’ 바람의종 2010.01.09 6843
3222 ‘자꾸’와 ‘지퍼’ 바람의종 2008.12.18 8057
3221 ‘직하다’와 ‘-ㅁ/음직하다’ 바람의종 2010.03.26 13064
3220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1092
3219 ‘쫓다’와 ‘쫒다’ 風文 2023.07.01 1940
3218 ‘첫 참석’ 바람의종 2009.11.09 8914
3217 ‘첫날밤이요’ 바람의종 2010.02.21 960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