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12 02:53

강남

조회 수 6639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강남

언어예절

‘강남’이라면 강의 남쪽을 가리키는데, 방향이 비슷한 지세를 일컫는 말을 동네 이름으로 붙이는 것을 본다. 이땅에서 ‘강남’하면 주로 서울 ‘강남’을 일컫지만 전국 곳곳의 ‘강남’도 괜히 싸잡히는 느낌을 준다. 사실 서울의 강남은 강동에 가깝다.

서울 강남은 부자 동네, 집값 비싼 동네, 놀고 먹는 이 많은 동네, 고급 음식·술집 많은 동네, 유명 학교·학원 … 등 이 나라 첫째, 첫손, 일류만 모인 데로 통한다. 그만큼 비웃음거리가 되기도 한다.

학교·학원 사회 쪽에서 특히 별스럽다. 입시 학원은 묵은 얘기고, 사설 영어유아원·영어유치원이 여든 곳이 넘는다. 이쪽을 다닌 아이들은 사립 초등학교나 외국인학교, 외국학교로만 진학한단다.

뒤질세라 이번엔 강남·서초구를 관할하는 강남교육청에서 나섰다. 초등학생들의 국어 실력이 부족하여 전학년에서 한자를 가르치겠다고 한다. 한자말은 오래된 외래어고, 요즘은 영어 외래어가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국어 시간에 외래어나 외국글자부터 가르치겠다는 얘기다. 곧, 영어 시간에 라틴어를, 국어 시간에 영어도 가르쳐야 할 판이다.

‘안팎’이 아닌 ‘內外’를, ‘앞’과 ‘뒤’를 합친 말을 ‘앞뒤’ 아닌 ‘前後’로 가르치겠다는 얘기다. ‘전후’를 ‘앞뒤’로, ‘내외’를 ‘안팎’으로 쓰라고 가르칠 일을 거꾸로 하면서 무슨 큰일이나 하는 양 나섰으니, 교육청 스스로 강남에 비웃음거리를 하나 더 보태는 셈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71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37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107
3128 희쭈그리 바람의종 2008.02.29 13969
3127 입추의 여지가 없다 바람의종 2008.01.28 13964
3126 늑장, 늦장/터뜨리다, 터트리다/가뭄, 가물 바람의종 2008.12.27 13941
3125 ~라고 / ~고 바람의종 2012.01.24 13926
3124 슬라이딩 도어 바람의종 2011.01.30 13922
3123 추호도 없다 바람의종 2010.07.26 13921
3122 앙갚음, 안갚음 바람의종 2011.11.27 13904
3121 마스카라 바람의종 2010.06.20 13903
3120 냄비 / 남비 바람의종 2010.10.14 13884
3119 소담하다, 소박하다 바람의종 2012.05.03 13881
3118 유월, 육월, 오뉴월 바람의종 2012.04.23 13873
3117 ‘대틀’과 ‘손세’ 바람의종 2010.05.28 13870
3116 꼬투리 風磬 2006.10.10 13868
3115 도꼬리 바람의종 2008.02.05 13840
3114 그런 식으로 / 그런식으로 바람의종 2012.09.25 13838
3113 승락, 승낙 바람의종 2008.12.28 13818
3112 호송 / 후송 바람의종 2010.03.06 13817
3111 놈팽이 바람의종 2010.06.08 13810
3110 훈훈하다 바람의종 2007.11.09 13797
3109 돋우다와 돋구다 바람의종 2010.03.22 13792
3108 ‘가녁’과 ‘쏘다’ 바람의종 2010.05.12 13778
3107 쌀뜬물, 쌀뜨물 바람의종 2010.07.21 1376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