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9.07 04:19

코끼리

조회 수 7521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코끼리

짐승이름

몹시 어려운 일을 비겨 “코끼리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라 이른다. 백제 ‘금동용봉봉래산향로’에도 코끼리가 들어 있다. 현명하며 신중하고 신성함, 힘의 상징으로 코끼리는 우리 문화 속에도 자리잡고 있다.

흰코끼리는 석가의 화신으로도 통하는데, 어머니 마야 부인 꿈에 어금니 여섯 달린 흰코끼리가 부인에게 일렀다. “소자는 다생의 인연으로 부인께 잉태하오니 어여삐 여기소서!” 하면서 옆구리로 들어와 석가를 잉태하게 됐다는 이야기.

공자 제례를 ‘석전대제’라 한다. 이때 코끼리 모양 술항아리를 쓰는데, 이를 상준(象奠)이라 이른다. 힌두교에서는 코끼리가 거북을 밟고 우주를 등에 지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하는데, 거룩한 존재임을 상징한다.

코끼리를 옛말로는 ‘고키리’라 했다.(월인석보) ‘고’는 히읗 종성이 붙은 형태로서, 고ㅎ기리에서 고키리>코끼리로 바뀐다. 그러니까 이는 고(코)와 ‘길’에 ‘이’가 붙어 된 말이다. 말 그대로 ‘코가 긴 짐승’이다. 오늘날에도 고뿔 감기라 하거니와 여기 ‘고’는 고>코의 과정을 겪은 뒤에도 여전히 쓰이고 있다. ‘갈치’가 쓰이지만 동시에 ‘칼치’가 함께 쓰임과 같은 경우다.

한자말이지만, 어느 분야에서 가장 선구적인 사람을 일러 비조(鼻祖)라 한다. 짐승이 어미의 태반에서 가장 먼저 그 모습과 기능이 활성화되는 조직이 코이기에 그렇게 쓴다. 그러니 코가 생명의 상징으로 떠오름 또한 이상할 것이 없다.

정호완/대구대 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07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50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440
3128 갑질 風文 2024.03.27 1369
3127 괄호, 소리 없는, 반격의 꿔바로우 風文 2022.08.03 1371
3126 헛스윙, 헛웃음, 헛기침의 쓸모 風文 2023.01.09 1371
3125 비는 오는 게 맞나, 현타 風文 2022.08.02 1372
3124 아카시아 1, 2 風文 2020.05.31 1373
3123 ‘개덥다’고? 風文 2023.11.24 1377
3122 한자를 몰라도 風文 2022.01.09 1378
3121 개양귀비 風文 2023.04.25 1381
3120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風文 2022.09.03 1382
3119 살인 진드기 風文 2020.05.02 1383
3118 올가을 첫눈 / 김치 風文 2020.05.20 1388
3117 웰다잉 -> 품위사 風文 2023.09.02 1391
3116 벌금 50위안 風文 2020.04.28 1392
3115 “영수증 받으실게요” 風文 2024.01.16 1395
3114 ‘~면서’, 정치와 은유(1): 전쟁 風文 2022.10.12 1396
3113 가던 길 그냥 가든가 風文 2024.02.21 1400
3112 정치의 유목화 風文 2022.01.29 1406
3111 어쩌다 보니 風文 2023.04.14 1406
3110 울타리 표현, 끝없는 말 風文 2022.09.23 1409
3109 단골 風文 2023.05.22 1409
3108 ‘도와센터’ ‘몰던카’ 風文 2024.01.16 1413
3107 독불장군, 만인의 ‘씨’ 風文 2022.11.10 141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