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24 18:09

황새울과 큰새

조회 수 11279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황새울과 큰새

작은 마을 이름에는 땅의 모양새나 동식물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당진군 정미면의 ‘황새울’이라는 곳도 ‘황새’가 많이 날아든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그런데 이 마을 사람들은 ‘황새울’을 ‘한새울’이라고도 한다. ‘황새’와 ‘한새’는 어떤 관계일까?

우리말 형용사 ‘하다’는 ‘크다·많다’라는 뜻을 지닌 옛말이었다. 이는 <용비어천가> 제2장의 ‘불휘 기픈 남? 바?매 아니 뮐? 곶 됴코 여름 하?니’라는 표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 ‘여름 하?니’는 ‘열매가 많으니’라는 뜻이다. ‘한강’은 ‘큰 강’을 뜻하며, ‘한밭’은 또한 ‘큰 밭’(大田)’을 뜻한다는 것은 두루 아는 사실이다. 우리 글을 ‘한글’이라 한 것도 ‘큰 글’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쯤 되면 ‘한새울’이 ‘황새울’로 불리는 까닭도 짐작할 수 있다. ‘한 새’는 ‘큰 새’이며, 한낱말로 녹아드는 과정에서 ‘황새’라는 말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세진의 <훈몽자회>에서는 황새를 ‘한새 관(?)’으로 풀이한 바 있다. 또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황새’를, “몸의 길이는 1미터, 편 날개의 길이는 66센티미터, 몸빛은 흰 빛”으로 풀이한다. 결국 ‘황’은 ‘한’이 변한 소리다. ‘한’은 ‘황’뿐만 아니라 ‘항’으로 소리날 수도 있다. 우리 옛말에 ‘주인’을 뜻하는 ‘항것’도 ‘큰’이라는 뜻의 ‘항’과 ‘주인’이라는 뜻의 ‘것’이 합쳐진 말이다. 이처럼 음이 유사한 작은 마을 이름에서 우리말의 본새를 찾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45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06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992
3414 내숭스럽다 風磬 2006.10.30 10153
3413 넋두리 風磬 2006.10.30 8551
3412 넓이뛰기 風磬 2006.10.30 10492
3411 뇌까리다 風磬 2006.10.30 11214
3410 누비다 風磬 2006.11.01 8558
3409 눈시울 風磬 2006.11.01 6365
3408 늦깎이 風磬 2006.11.06 6162
3407 닦달하다 風磬 2006.11.06 10961
3406 단골집 風磬 2006.11.06 8518
3405 단출하다 風磬 2006.11.06 7810
3404 대수롭다 風磬 2006.11.06 12629
3403 대충 風磬 2006.11.06 8617
3402 댕기풀이 風磬 2006.11.06 13167
3401 도무지 風磬 2006.11.06 10211
3400 風磬 2006.11.06 6882
3399 돌팔이 風磬 2006.11.16 8076
3398 되바라지다 風磬 2006.11.16 14381
3397 두루뭉수리 風磬 2006.11.16 7828
3396 뒤웅스럽다 風磬 2006.11.16 7539
3395 (뒷)바라지 風磬 2006.11.16 7107
3394 마누라 風磬 2006.11.26 8360
3393 망나니 風磬 2006.11.26 794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