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2.26 15:18

값과 삯

조회 수 6011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값과 삯

‘값’은 남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적에 내놓는 값어치다. 거꾸로, 내가 가진 것을 남에게 주고 받아내는 값어치기도 하다. 값을 받고 팔거나 값을 치르고 사거나 하는 노릇이 잦아지면서 때와 곳을 마련해 놓고 사람들이 모여서 팔고 샀다. 그 때가 장날이고, 그 곳이 장터다. 닷새 만에 열리는 장날에는 팔려는 것을 내놓는 장수와 사려는 것을 찾는 손님들로 장터가 시끌벅적하다. 값을 올리려는 장수와 값을 낮추려는 손님이 흥정을 할 수 있도록 미리 내놓는 값의 말미가 ‘금’이다. 금을 미리 내놓는 노릇을 ‘금을 띄운다’ 하고, 그렇게 띄워 놓은 금이 ‘뜬금’이다. 뜬금이 있어야 흥정을 거쳐서 값을 매듭지어 거래를 하는데, 금도 띄우지 않고 거래를 매듭지으려 들면 ‘뜬금없는’ 짓이 된다.

‘삯’은 내 것으로 만들며 치르는 ‘값’과는 달리 남 것을 얼마간 빌려 쓰는 데 내놓는 값어치다. ‘찻삯’이나 ‘뱃삯’은 차나 배를 타는 데 치르는 값어치, ‘찻값’이나 ‘뱃값’은 차나 배를 사는 데 치르는 값어치다. 삯에서 종요로운 것은 ‘품삯’이다. ‘품’이란 사람이 지닌 힘과 슬기의 값어치고, 그것을 빌려 쓰고 내는 것이 ‘품삯’이다. 품은 빌려주고 삯을 받기도 하지만 되돌려 받는 ‘품앗이’가 본디 제격이었다. 가진 것이 없어서 품을 팔아 먹고사는 사람을 ‘품팔이’라 하는데, 품을 빌리지 않고 사려면 ‘품삯’이 아니라 ‘품값’을 치러야 한다. 요즘 세상은 거의 모든 사람이 품을 팔아야 살게 되어서 ‘품값’ 때문에 세상이 온통 시끄럽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54686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6247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1Dec
    by 바람의종
    2007/12/21 by 바람의종
    Views 6780 

    사람

  5. No Image 21Dec
    by 바람의종
    2007/12/21 by 바람의종
    Views 7431 

    미꾸라지

  6. No Image 22Dec
    by 바람의종
    2007/12/22 by 바람의종
    Views 7551 

    주머니차

  7. No Image 22Dec
    by 바람의종
    2007/12/22 by 바람의종
    Views 5872 

    우리말 계통

  8. No Image 23Dec
    by 바람의종
    2007/12/23 by 바람의종
    Views 7824 

    누다와 싸다

  9. No Image 23Dec
    by 바람의종
    2007/12/23 by 바람의종
    Views 6696 

    깍두기

  10. No Image 24Dec
    by 바람의종
    2007/12/24 by 바람의종
    Views 6886 

    된장녀

  11. No Image 24Dec
    by 바람의종
    2007/12/24 by 바람의종
    Views 7296 

    언어 대국, 인도

  12. No Image 26Dec
    by 바람의종
    2007/12/26 by 바람의종
    Views 7496 

    웃음

  13. No Image 26Dec
    by 바람의종
    2007/12/26 by 바람의종
    Views 6011 

    값과 삯

  14. No Image 27Dec
    by 바람의종
    2007/12/27 by 바람의종
    Views 6576 

    벵갈말

  15. No Image 27Dec
    by 바람의종
    2007/12/27 by 바람의종
    Views 7530 

    알바

  16. No Image 28Dec
    by 바람의종
    2007/12/28 by 바람의종
    Views 8213 

    막바로

  17. No Image 28Dec
    by 바람의종
    2007/12/28 by 바람의종
    Views 7294 

    가을하다

  18. No Image 29Dec
    by 바람의종
    2007/12/29 by 바람의종
    Views 7377 

    개보름

  19. No Image 29Dec
    by 바람의종
    2007/12/29 by 바람의종
    Views 7216 

    다르다와 틀리다

  20. No Image 30Dec
    by 바람의종
    2007/12/30 by 바람의종
    Views 10741 

    꽈리

  21. No Image 30Dec
    by 바람의종
    2007/12/30 by 바람의종
    Views 6884 

    교육과 새말

  22. No Image 31Dec
    by 바람의종
    2007/12/31 by 바람의종
    Views 6281 

    체로키 글자

  23. No Image 31Dec
    by 바람의종
    2007/12/31 by 바람의종
    Views 6777 

    억수

  24. No Image 02Jan
    by 바람의종
    2008/01/02 by 바람의종
    Views 7340 

    뫼와 갓

  25. No Image 02Jan
    by 바람의종
    2008/01/02 by 바람의종
    Views 6563 

    메뚜기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