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0.19 00:51

분루

조회 수 10646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분루

눈물과 관련된 낱말로 사전에 오른 한자말들이 서른 가지가 넘는다. 이 가운데 눈물을 흘리는 이유나 종류와 관련된 말로 ‘감루(感淚), 별루(別淚), 이루(離淚), 수루(愁淚), 열루(熱淚), 원루(寃淚), 자루(慈淚), 체루(涕淚), 향루(鄕淚), 혈루(血淚), 회루(悔淚) 따위가 있다. 이런 갖가지 낱말 가운데 감루, 혈루 또는 피눈물, 체루 정도만 문헌에서 그 쓰임이 확인될 뿐 나머지 낱말들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두루 버려도 될 말들이다.

한편, 눈물과 관련된 낱말로, 자주 쓰이면서도 아직 국어사전에 수록되지 않은 말로 ‘분루’(忿淚·憤淚)가 있다. “9회 2사 만루의 역전 기회를 살리지 못해 분루를 삼켰다.”(<한겨레>) “뚝발이가 머리를 흔들며 일어나 분루를 흘리는 꽃순일 휘어잡고는 … 바닥에 내리꽂았다.”(박하기, <완전한 만남>) “나는 그가 탄핵의 분루를 마시면서 하는 일이 왜 하필이면 대처일까 생각했다.”(민지네)

여기서 분루는 ‘분하여 흘리는 눈물’이란 뜻인데, 주로 ‘분루를 삼키다, 분루를 마시다, 분루를 흘리다’ 식으로 쓰인다. 이처럼 쓰임이 널리 확인되는 말은 출처나 조어 방식에 큰 문제가 없다면 적절히 대접할 필요가 있겠다.

월드컵 축구가 한창이다. 경기엔 승패가 있기 마련이다. 굳이 얽매일 일은 아니나, 땀 흘린 선수들이나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 두루 이기고 짐에 따라 눈물을 삼키기도, 흘리기도 할 것이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86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45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339
22 헷갈리는 맞춤법 風文 2024.01.09 954
21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風文 2024.01.09 964
20 ‘도와센터’ ‘몰던카’ 風文 2024.01.16 934
19 “영수증 받으실게요” 風文 2024.01.16 960
18 ‘시월’ ‘오뉴월’ 風文 2024.01.20 909
17 바람을 피다? 風文 2024.01.20 945
16 김치 담그셨어요? 風文 2024.02.08 902
15 금수저 흙수저 風文 2024.02.08 856
14 내 청춘에게? 風文 2024.02.17 856
13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 風文 2024.02.17 788
12 ‘요새’와 ‘금세’ 風文 2024.02.18 878
11 배레나룻 風文 2024.02.18 811
10 ‘끄물끄물’ ‘꾸물꾸물’ 風文 2024.02.21 831
9 가던 길 그냥 가든가 風文 2024.02.21 910
8 온나인? 올라인? 風文 2024.03.26 812
7 웃어른/ 윗집/ 위층 風文 2024.03.26 875
6 갑질 風文 2024.03.27 920
5 ‘머스트 해브’와 ‘워너비’ 風文 2024.03.27 1010
4 ‘수놈’과 ‘숫놈’ 風文 2024.05.08 122
3 서거, 별세, 타계 風文 2024.05.08 111
2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風文 2024.05.10 84
1 주책이다/ 주책없다, 안절부절하다/안절부절못하다, 칠칠하다/칠칠치 못하다 風文 2024.05.10 6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