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0.11 18:59

‘부럽다’의 방언형

조회 수 8794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부럽다’의 방언형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는 “동네 사람들이 얼매나 불버라 하는지 아요?”에서처럼 형용사 ‘붋다'가 보인다. ‘불버라, 불버도’와 같이 쓰이는 이 말은 표준어 ‘부럽다’의 경남 방언이다. 〈한국방언자료집〉을 참고하여 정리해 보면, 경기도를 중심으로 ‘부럽다’가 쓰이고, 충청 방언과 전라 방언을 중심으로는 ‘불거도, 불거워도’처럼 ‘붉다’가 쓰이며, 경상 방언에서는 ‘불버도’와 같이 ‘붋다'가, 동사로는 ‘불버하다’가 쓰인다.

역사적으로 옛 문헌에서는 형용사 ‘븗다'와 ‘부럽다’가 두루 보인다. 이는 동사로 ‘블다’(羨)가 쓰이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형용사 ‘부럽다’는 동사 ‘블-’에 형용사를 만드는 파생접미사 ‘-업’이 연결되어 형용사가 된 것이다.

전라도 지역에서 쓰이는 형용사 ‘불겁다’는 ‘불거워도, 불거뵌다’와 같이 쓰이는데, 이는 ‘붉다’에 다시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업’이 연결되어 짜인 것이다. 경상도와 인접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불법다’는 ‘불버워도’와 같이 쓰이는데, 형용사 ‘붋다'에 다시 뒷가지 ‘-업’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동사 ‘블-’에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업’이 붙은 ‘부럽다’가 표준어로 쓰이고, 동시에 전라 방언에서는 ‘붉-’이 주된 기본형으로, 경상 방언에서는 ‘붋-’이 기본형으로 쓰인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말이 나누어지면서 지역에 따라 독특하게 쓰이는 고장말의 다양성과 상관성을 보여준다.

이태영/전북대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935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587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0797
22 막장 발언, 연변의 인사말 風文 2022.05.25 694
21 아이들의 말, 외로운 사자성어 風文 2022.09.17 691
20 귀순과 의거 관리자 2022.05.20 683
19 언어적 주도력 風文 2021.09.13 675
18 언어공동체, 피장파장 風文 2022.10.09 669
17 아무 - 누구 風文 2020.05.05 663
16 어버이들 風文 2021.10.10 644
15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644
14 또 다른 공용어 風文 2021.09.07 616
13 악담의 악순환 風文 2021.09.13 616
12 상투적인 반성 風文 2021.10.10 601
11 법률과 애국 風文 2021.09.10 598
10 군인의 말투 風文 2021.09.14 598
9 정치인들의 말 風文 2021.10.08 597
8 무제한 발언권 風文 2021.09.14 575
7 말의 권모술수 風文 2021.10.13 558
6 공공 재산, 전화 風文 2021.10.08 555
5 잡담의 가치 風文 2021.09.03 539
4 ‘수놈’과 ‘숫놈’ 風文 2024.05.08 126
3 서거, 별세, 타계 風文 2024.05.08 117
2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風文 2024.05.10 87
1 주책이다/ 주책없다, 안절부절하다/안절부절못하다, 칠칠하다/칠칠치 못하다 風文 2024.05.10 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