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29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계절이 바뀌는 건 우리 몸이 먼저 느낀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얼굴이 땅기는 것도 그 신호 중의 하나이다.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고…. 내가 느끼는 가을이다.

‘당기다’와 ‘땅기다’‘댕기다’는 헷갈리기 쉽다. 흔히 “얼굴이 당겨요” “피부가 당겨요”와 같이 말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이럴 때는 ‘땅기다’가 맞다. ‘땅기다’는 ‘몹시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는 뜻으로 “바람이 부니 얼굴이 땅겨요” “수술한 부위가 몹시 땅겨요” “상처가 땅겨서 아파요”와 같이 쓴다.

그 외의 것들은 대부분 ‘당기다’라고 생각하면 쉽다. ‘당기다’는 ‘마음이 끌리다, 입맛이 돋우어지다, 힘을 주어 가까이 오게 하다, 시간을 앞으로 옮기다’ 등 다양한 뜻이 있다. “호기심이 당겨요” “입맛이 당기니 살을 뺄 수가 없네요” “방아쇠를 당겼다” “결혼 날짜를 당겼다”와 같이 쓴다. 흔히 ‘당기다’를 강조한 표현이 ‘땅기다’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잘못이다. ‘댕기다’는 불과 관련하여 쓰인다. ‘불이 옮아 붙다. 불을 옮아 붙게 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담배에 불을 붙일 때에는 ‘담배에 불을 댕기다’라고 하는 것이 맞다.

이와 같이 평음과 경음 사이에서 헷갈리기 쉬운 말 중에 ‘달리다’와 ‘딸리다’가 있다. ‘달리다’는 재물이나 기술, 힘 따위가 모자랄 때 쓰는 말인데 이를 ‘딸리다’로 쓰는 경우가 많다. ‘기운이 딸리다’가 아니라 ‘기운이 달리다’, ‘일손이 딸리다’가 아니라 ‘일손이 달리다’가 맞다. ‘딸리다’는 ‘어떤 것에 매이거나 붙어 있는 것’을 말한다. ‘화장실이 딸려 있는 방’ ‘식구가 다섯이나 딸려 있다’와 같이 쓴다. “딸린 식구가 많으니 힘이 달리네요”라고 기억하면 쉽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70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22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219
3433 말차례 바람의종 2008.01.20 488381
3432 표피 바람의종 2012.11.14 77732
3431 펴다와 피다 바람의종 2012.11.27 50903
3430 핼쑥하다, 해쓱하다, 헬쓱하다, 헬쑥하다, 핼슥하다, 헬슥하다 바람의종 2010.11.26 48002
3429 콩깍지가 쓰였다 / 씌였다 바람의종 2012.11.06 40790
3428 홰를 치다 바람의종 2008.02.01 39825
3427 미소를 / 활기를 / 운을 띄우다 바람의종 2012.12.12 38085
3426 지도 편달 바람의종 2007.12.22 35902
3425 퀘퀘하다, 퀴퀴하다, 쾌쾌하다 바람의종 2012.05.09 34338
3424 귀를 기울이다 / 술잔을 기우리다 바람의종 2012.08.14 32898
3423 일찌기, 일찍이 / 더우기, 더욱이 바람의종 2012.09.26 31515
3422 양수겹장 / 양수겸장 바람의종 2012.07.25 30546
3421 감질맛, 감칠맛 바람의종 2012.12.24 30458
3420 이었다, 이였다 바람의종 2012.10.08 30139
3419 함바집, 노가다 바람의종 2012.11.28 29395
3418 CCTV 윤안젤로 2013.05.13 28083
3417 널브러져/널부러져/너브러져/너부러져 바람의종 2012.09.12 28003
3416 상서롭다/상스럽다 바람의종 2009.03.17 27918
3415 연도 / 년도 바람의종 2009.04.14 2786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