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1.04 11:00

‘폭팔’과 ‘망말’

조회 수 18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폭팔’과 ‘망말’

방송이나 신문에서 ‘폭팔’과 ‘망말’이라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 카리스마 폭팔”과 “망말…주변국 반발”처럼 ‘폭팔’과 ‘망말’을 빈번하게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폭팔’과 ‘망말’은 각각 한자어인 ‘폭발(暴發)’과 ‘망발(妄發)’의 잘못이다. 폭발은 ‘감정, 힘, 열기 따위가 일시에 세찬 기세로 나옴’을, 망발은 ‘망령이나 실수로 그릇되게 하는 말이나 행동’을 뜻한다.

먼저 ‘폭발(暴發)’은 앞 음절과 뒤 음절의 첫소리가 각각 ‘ㅍ’과 ‘ㅂ’으로 모두 순음(입술소리)이다. 그런데 앞 음절 ‘ㅍ’의 영향으로, 뒤 음절의 ‘ㅂ’을 ‘ㅍ’으로 잘못 발음하게 되었다. 즉, [폭빨]이 아닌 [폭팔]로 발음하게 되었다. 또한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잘못된 발음에 따라 ‘폭팔’로 적는 데까지 이르게 되었다.

‘망발(妄發)’ 또한 앞 음절과 뒤 음절의 첫소리가 각각 ‘ㅁ’과 ‘ㅂ’으로 모두 순음이다. 그런데 앞 음절 ‘ㅁ’의 영향으로, 뒤 음절의 ‘ㅂ’을 ‘ㅁ’으로 잘못 발음하게 되었다. 즉, [망:말]로 발음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고유어 ‘막말’ 및 한자어 ‘망언(妄言)’도 얼마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함부로 하는 말’을 뜻하는 고유어 ‘막말([망말]로 소리 남)’ 및 ‘이치나 사리에 맞지 아니하고 망령되게 하는 말’을 뜻하는 ‘망언(妄言, [망:언])’과 크게 혼동을 일으켜 이런 잘못이 일어났다.

‘폭팔’과 ‘망말’은 모두 한자어 ‘폭발’과 ‘망발’의 잘못된 발음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이는 어휘 지식이 크게 부족한 사람들에게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잘못이다.

박용찬 대구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63856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210497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25141
    read more
  4. “영수증 받으실게요”

    Date2024.01.16 By風文 Views2323
    Read More
  5. ‘도와센터’ ‘몰던카’

    Date2024.01.16 By風文 Views2353
    Read More
  6.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Date2024.01.09 By風文 Views2409
    Read More
  7. 헷갈리는 맞춤법

    Date2024.01.09 By風文 Views2552
    Read More
  8. 사라져 가는 한글 간판

    Date2024.01.06 By風文 Views1729
    Read More
  9. 북한의 ‘한글날’

    Date2024.01.06 By風文 Views1784
    Read More
  10.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Date2024.01.04 By風文 Views1748
    Read More
  11. ‘폭팔’과 ‘망말’

    Date2024.01.04 By風文 Views1864
    Read More
  12. 있다가, 이따가

    Date2024.01.03 By風文 Views1592
    Read More
  13. 내일러

    Date2024.01.03 By風文 Views1561
    Read More
  14. 아주버님, 처남댁

    Date2024.01.02 By風文 Views1609
    Read More
  15. 한 두름, 한 손

    Date2024.01.02 By風文 Views1721
    Read More
  16. ‘이고세’와 ‘푸르지오’

    Date2023.12.30 By風文 Views1786
    Read More
  17.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Date2023.12.30 By風文 Views1511
    Read More
  18. 뒤치다꺼리

    Date2023.12.29 By風文 Views1708
    Read More
  19. ‘~스런’

    Date2023.12.29 By風文 Views1834
    Read More
  20. ‘며칠’과 ‘몇 일’

    Date2023.12.28 By風文 Views1818
    Read More
  21. 한소끔과 한 움큼

    Date2023.12.28 By風文 Views1900
    Read More
  22. '-시키다’

    Date2023.12.22 By風文 Views1695
    Read More
  23. 여보세요?

    Date2023.12.22 By風文 Views1371
    Read More
  24. 장녀, 외딸, 고명딸

    Date2023.12.21 By風文 Views1585
    Read More
  25. 어떤 반성문

    Date2023.12.20 By風文 Views148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