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05.27 14:50

도긴개긴

조회 수 153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도긴개긴

여자 친구의 짜증과 국민연금의 공통점은? ‘개그콘서트’ 에 따르면 왜 내는지 모르겠다는 점에서 ‘도찐개찐’ ‘오십보백보’란다. 인기 개그 프로그램 덕에 ‘도찐개찐’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행어가 되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이 말의 원말인 ‘도긴개긴’이 새 표제어로 수록되게 되었다.

‘도긴개긴’은 윷놀이에서 상대편의 말을 ‘도’로 잡을 수 있는 거리나 ‘개’로 잡을 수 있는 거리가 별반 차이가 없다는 데서 유래한다. 조그마한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엇비슷한 일을 빗대어 이를 때 쓴다. 여기서 ‘긴’은 윷놀이에서 남의 말을 쫓아 잡을 수 있는 거리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앞 말을 잡게 됐을 때 ‘긴이 닿았다’라고도 하고, ‘걸 긴’이니 ‘윷 긴’이니 하는 말로 앞선 말과의 거리를 표현하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윷놀이를 즐겨 하지 않게 되면서 이런 말들이 점점 잊혀져 가고 ‘도긴개긴’만 남아 비유적으로 사용된다. ‘백수오나 이엽우피소나 도긴개긴’ ‘생수 가격이나 석유 가격이나 도긴개긴이다’처럼 쓰인다.

'도찐개찐’은 ‘도긴개긴’의 방언형으로 보인다. ‘긴’이 ‘진’이 되는 것은 ‘길’을 ‘질’로 발음하거나 ‘기름’을 ‘지름’으로 발음하는 등 우리말 방언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것을 입말로만 접한 사람이 ‘도찐개찐’으로 방송에서 쓰게 되면서 갑자기 온 국민들에게 익숙해지게 된 것이다.

국어사전에서는 이 말을 예전에는 ‘도 긴 개 긴’이라는 각각의 명사들의 결합으로 보아 따로 표제어로 수록할 필요가 없다고 보았다. 최근 이 말이 널리 쓰임에 따라 하나의 명사로 굳어졌다고 판단하여 표제어로 수록하고 붙여 쓰도록 한 것이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어문연구실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89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53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380
3348 꼬까울새 / 해독, 치유 風文 2020.05.25 1343
3347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風文 2022.07.12 1343
3346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1346
3345 모호하다 / 금쪽이 風文 2023.10.11 1350
3344 잃어버린 말 찾기, ‘영끌’과 ‘갈아넣다’ 風文 2022.08.30 1355
3343 말의 세대 차 風文 2023.02.01 1356
3342 인과와 편향, 같잖다 風文 2022.10.10 1357
3341 경평 축구, 말과 동작 風文 2022.06.01 1359
3340 군색한, 궁색한 風文 2023.11.21 1359
3339 어떤 반성문 風文 2023.12.20 1359
3338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風文 2023.12.30 1362
3337 날아다니는 돼지, 한글날 몽상 風文 2022.07.26 1363
3336 산막이 옛길 風文 2023.11.09 1363
3335 영어의 힘 風文 2022.05.12 1365
3334 물타기 어휘, 개념 경쟁 風文 2022.06.26 1366
3333 성인의 외국어 학습, 촌철살인 風文 2022.06.19 1367
3332 매뉴얼 / 동통 風文 2020.05.30 1370
3331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風文 2022.08.05 1370
3330 역사와 욕망 風文 2022.02.11 1371
3329 북혐 프레임, 인사시키기 風文 2022.05.30 1371
3328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風文 2022.09.05 1371
3327 소통과 삐딱함 風文 2021.10.30 137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