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과자
피자·햄버거·스파게티·테이크아웃 세대와 달리 늘 주전부리에 목말라 하며 지낸 때도 있다. 학창 시절 수학여행을 갈 때면 천안역 부근에서 항상 호두과자가 등장했다. 지금은 고속도로휴게소나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도심 외곽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어렸을 적에 맛봤던 호두과자의 맛은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호도'와 '호두'는 어떤 게 맞을까. 우리말에는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모음조화 규칙이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원칙이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발음·의미가 비슷한 말이 여럿 생겨났다. '호도(胡桃)와 호두' '-동이(-童이)와 둥이' '장고(杖鼓)와 장구' '주초(柱礎)와 주추' 등이 그 예다. 이런 경우 혼란을 막기 위해 어느 한 말을 표준어로 정하고 있다. 그리하여 '호두, 쌍둥이, 장구, 주춧돌'이 한자어인 본디말을 제치고 표준어가 된 것이다.
순우리말인 '오똑이→오뚝이','깡총깡총→깡충깡충'등도 같은 사례다. 호두는 정월 대보름날 밤에 깨물어 먹는 부럼으로도 사용되는데 부럼을 깨물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우리 고유의 풍습이 점차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깝다.
권인섭 기자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0963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97457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2368 |
3370 | 잃어버린 말 찾기, ‘영끌’과 ‘갈아넣다’ | 風文 | 2022.08.30 | 1100 |
3369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선한 기업이 성공한다 | 風文 | 2021.10.31 | 1106 |
3368 | 뒷담화 보도, 교각살우 | 風文 | 2022.06.27 | 1106 |
3367 | 산막이 옛길 | 風文 | 2023.11.09 | 1106 |
3366 | 말과 공감 능력 | 風文 | 2022.01.26 | 1114 |
3365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미래를 창조하는 미래 | 風文 | 2022.05.17 | 1115 |
3364 | 비대칭적 반말, 가짜 정보 | 風文 | 2022.06.07 | 1116 |
3363 | 속담 순화, 파격과 상식 | 風文 | 2022.06.08 | 1117 |
3362 | 외교관과 외국어, 백두산 전설 | 風文 | 2022.06.23 | 1117 |
3361 | 소통과 삐딱함 | 風文 | 2021.10.30 | 1122 |
3360 | 어떤 청탁, ‘공정’의 언어학 | 風文 | 2022.09.21 | 1123 |
3359 | 개헌을 한다면 | 風文 | 2021.10.31 | 1126 |
3358 | 일고의 가치 | 風文 | 2022.01.07 | 1126 |
3357 | 올림픽 담론, 분단의 어휘 | 風文 | 2022.05.31 | 1127 |
3356 | 물타기 어휘, 개념 경쟁 | 風文 | 2022.06.26 | 1131 |
3355 | 언어적 도발, 겨레말큰사전 | 風文 | 2022.06.28 | 1131 |
3354 | 경평 축구, 말과 동작 | 風文 | 2022.06.01 | 1132 |
3353 | 외국어 선택, 다언어 사회 | 風文 | 2022.05.16 | 1135 |
3352 | ‘내 부인’이 돼 달라고? | 風文 | 2023.11.01 | 1135 |
3351 | 왜 벌써 절망합니까 - 8. 내일을 향해 모험하라 | 風文 | 2022.05.12 | 1137 |
3350 | 국물도 없다, 그림책 읽어 주자 | 風文 | 2022.08.22 | 1138 |
3349 | 말과 서열, 세대차와 언어감각 | 風文 | 2022.06.21 | 11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