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2220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통장을 부르다’와 ‘시끄럽다’

어떤 어려운 일을 성취한 경우 우리는 이를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이때 북녘에서 쓰는 말 가운데 ‘통장을 부르다’라는 생소한 말이 있다. 북녘의 사전에서는 이 말을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성과를 이룩하고 그것을 보란 듯이 큰소리로 공포하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놀라운 일이로다. 마지막 싸움이 될 이번 울돌목 해전은 벌써 통장을 부른 셈이나 다름없도다. 백성들이 이처럼 돕고 있으니 싸움하기 전에 이미 승패는 정해졌노라.”(<리순신 장군>, 김현구, 문예출판사, 1990년, 506쪽)와 같은 예가 있다.

‘시끄럽다’는 말은 북녘에서 “성가시도록 말썽이나 가탈이 많다”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소리 개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예를 들면 “가만 내버려두면 아낙네는 종일이라도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해 가늠을 해 보니 10리나마 되는 명주촌에 들렸다가 돌재로 돌아가자면 날이 저물어 두만강 나루를 건너기 시끄러울 것 같았다. 오석하는 적당한 기회에 아낙네와 작별하고 걸음을 다우쳐 단숨에 명주촌에 들이댔다.”(<대지는 푸르다>,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81년, 287쪽)와 같이 쓰인다. 이때 ‘들렸다가’와 ‘다우쳐’는 남녘 표현으로는 ‘들렀다가’와 ‘다그쳐’가 된다.

전수태/전 고려대 전문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73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136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6280
3238 직거래하는 냄새, 은유 가라앉히기 風文 2022.08.06 1422
3237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風文 2022.08.05 1278
3236 올해엔 저지른다, ‘죄송하지만’ 風文 2022.08.04 1214
3235 괄호, 소리 없는, 반격의 꿔바로우 風文 2022.08.03 1542
3234 비는 오는 게 맞나, 현타 風文 2022.08.02 1596
3233 적과의 동침, 어미 천국 風文 2022.07.31 1426
3232 노랗다와 달다, 없다 風文 2022.07.29 1534
3231 애정하다, 예쁜 말은 없다 風文 2022.07.28 1312
3230 공공언어의 주인, 언어학자는 빠져! 風文 2022.07.27 1353
3229 날아다니는 돼지, 한글날 몽상 風文 2022.07.26 1260
3228 말의 이중성, 하나 마나 한 말 風文 2022.07.25 1315
3227 어떻게 토론할까, 질문 안 할 책임 風文 2022.07.24 1410
3226 일본이 한글 통일?, 타인을 중심에 風文 2022.07.22 1332
3225 3인칭은 없다, 문자와 일본정신 風文 2022.07.21 1328
3224 돼지의 울음소리, 말 같지 않은 소리 風文 2022.07.20 1395
3223 말끝이 당신이다, 고급 말싸움법 風文 2022.07.19 1391
3222 1도 없다, 황교안의 거짓말? 風文 2022.07.17 1482
3221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1297
3220 형용모순, 언어의 퇴보 風文 2022.07.14 1532
3219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風文 2022.07.13 1229
3218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風文 2022.07.12 1263
3217 교열의 힘, 말과 시대상 風文 2022.07.11 132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