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02 22:31

한테·더러

조회 수 9031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테·더러

언어예절

때와 곳을 나타내는 표지로 토씨 ‘에’가 있다. ‘에게/께·한테·더러·보고’는 본디 사람에 한정해 쓰는데, ‘에게서·에게로·한테서·한테로 …’들로 가지를 친다. 이 토들은 동물에도 붙어 쓰인다. 사전 풀이에서 ‘사람이나 동물 따위’에 붙인다고 했다. ‘따위’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식물한테는 붙이지 못하는가? ‘인격’을 기준으로 한다면 모든 의인화한 말에 붙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의인화까지 가지 않더라도 인격에 준하는 말들이 적잖다. 중산층·서민층 따위 계층, 사장·부장 따위 직책, 세력·집단 …. 아닌 게 아니라 이런 말들에도 ‘에게붙이’를 붙여 쓰는 경향이 많아졌다. 때로 한국·미국·일본, 대구·전남 따위 나라·자치단체, 회사·기구 이름에까지 ‘에게’를 붙여 쓰는데 지나쳐 꼴불견일 때가 많다.

‘한테·더러·보고’는 ‘에게’와 같이 쓰이지만, ‘에게’를 붙이기 어려운 동물·집단·단체에 어울린다. ‘에게’는 특히 ‘사람’에 한정해 쓰이는 토로 굳어진 반면, ‘한테·더러·보고’는 굳어진 세기가 덜한 까닭이다.

대중교통난이 다시 심화되면 그 피해는 (택시에게도→택시한테도) 미친다/ (시민단체에게는→시민단체로서는) 생명과도 같은 도덕성 …/ 은행들이 (기업들에게→기업들한테) 과연 필요한 돈을 제때 풀어주고 있는지 걱정된다/ … 분단 책임을 (대한민국에게→대한민국에) 전가하고/ (고양이에게→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346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17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787
3304 아카시아 1, 2 風文 2020.05.31 1508
3303 정당의 이름 風文 2022.01.26 1509
3302 사수 / 십이십이 風文 2020.05.17 1510
3301 더(the) 한국말 風文 2021.12.01 1510
3300 새로운 한자어, 이름과 실천 風文 2022.06.18 1513
3299 말과 절제, 방향과 방위 風文 2022.07.06 1513
3298 일본이 한글 통일?, 타인을 중심에 風文 2022.07.22 1513
3297 지슬 風文 2020.04.29 1514
3296 국어와 국립국어원 / 왜 風文 2022.08.29 1514
3295 야민정음 風文 2022.01.21 1516
3294 용찬 샘, 용찬 씨 風文 2023.04.26 1517
3293 울면서 말하기 風文 2023.03.01 1518
3292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1519
3291 날씨와 인사 風文 2022.05.23 1520
3290 분단 중독증, 잡것의 가치 風文 2022.06.09 1520
3289 1일1농 합시다, 말과 유학생 風文 2022.09.20 1520
3288 영어 열등감, 몸에 닿는 단위 風文 2022.04.27 1522
3287 말하는 입 風文 2023.01.03 1522
3286 사저와 자택 風文 2022.01.30 1523
3285 올가을 첫눈 / 김치 風文 2020.05.20 1524
3284 공공언어의 주인, 언어학자는 빠져! 風文 2022.07.27 1526
3283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風文 2022.02.24 152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