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23 01:31

뜰과 마당

조회 수 753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뜰과 마당

지난 세기 동안 우리 집의 모습과 쓰임새가 크게 달라져 말들 또한 뜻과 쓰임새 모두 많이 달라졌다. 지난날 우리네 집은 울이나 담으로 둘러싸인 집터 위에 저마다 몫이 다른 쓰임새로 여러 자리가 나누어졌다. 방과 마루와 부엌을 중심으로 하는 집채를 비롯하여 마당, 뜰, 남새밭이 집터를 채웠다. 집의 노른자위는 물론 위채, 아래채, 사랑채로 나누어지는 삶의 보금자리인 집채다. 남새밭은 대문과 집채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구석진 곳에 자리잡고 철따라 반찬거리 남새를 길러냈다.

‘마당’은 집에서 집채나 남새밭에 못지않게 종요로운 자리다. 남새밭이 없는 집은 있을 수 있지만 마당이 없는 집은 거의 없었다. 살림이 넉넉하고 집터가 넓으면 앞마당, 뒷마당, 바깥마당까지 갖춘 집들도 적지 않았다. 마당은 일터다. 타작을 하고, 우케를 널고, 길쌈을 하고, 명절이 닥치거나 혼례나 장례나 환갑 같은 큰일이 생기면 잔치판도 벌이고 놀이판도 벌이고, 여름철 밤이면 모깃불을 피워놓고 이야기판도 벌였다.

‘뜰’은 집에서 가장 뒷전으로 밀리는 자리다. 집채처럼 보금자리도 아니고, 마당처럼 일터도 아니고, 남새밭처럼 먹거리를 내놓지도 않는다. 뜰은 삶을 기름지게 하는 쉼터다. 그래서 살림살이가 넉넉해지면 곧장 뜰이 넓어진다. 울이나 담 아래 몇 포기 꽃을 심는 것에서 비롯하여 앵두에서 살구나 감과 같은 과일 나무를 심고, 천리향이나 매화 같은 꽃나무를 심고, 마침내 연꽃이 피고 수양버들이 드리워지는 연못까지 갖추기도 한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97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50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479
3238 끌끌하다 바람의종 2008.02.16 9725
3237 굿 바람의종 2008.02.17 8008
3236 호태왕비 바람의종 2008.02.17 9076
3235 라틴아메리카 언어 바람의종 2008.02.18 9563
3234 남새 바람의종 2008.02.18 6703
3233 한글과 우리말 바람의종 2008.02.19 7340
3232 원추리 바람의종 2008.02.19 6218
3231 엄리대수와 아시 바람의종 2008.02.20 8235
3230 아메리카 토박이말 바람의종 2008.02.20 8006
3229 쓰겁다 바람의종 2008.02.20 11100
3228 슬기와 설미 바람의종 2008.02.21 8635
3227 애기똥풀 바람의종 2008.02.21 6127
3226 큰 바위 바람의종 2008.02.22 7859
3225 오스트로네시아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22 8361
3224 누겁다/ 서겁다 바람의종 2008.02.22 7105
» 뜰과 마당 바람의종 2008.02.23 7533
3222 꽃다지 바람의종 2008.02.23 7833
3221 난친이 바위 바람의종 2008.02.24 7240
3220 중국의 언어 바람의종 2008.02.24 10433
3219 재개비 바람의종 2008.02.25 7151
3218 맑다와 밝다 바람의종 2008.02.27 6850
3217 이팝나무 바람의종 2008.02.27 1141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