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0 01:25

쇠죽

조회 수 8626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쇠죽

  겨울을 농한기라고 하지만 한편으로 일손이 바쁠 때가 있다. 소를 먹이고자 겨울 양식인 여물을 장만해야 한다. 겨울에 소가 가장 좋아하는 여물은 벼를 거두고 남은 짚이다. ‘여물’은 마소를 먹이려고 말려서 썬 짚이나 마른풀이다. 사전에는 ‘소여물, 말여물’이 나온다. 벼를 베고 난 논에 짚을 뭉친 짚동·짚뭇이 놓여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여물감들이다.

‘쇠죽’은 소먹이로 짚·콩·풀 따위를 섞어 끓인 죽이다. 쇠죽을 끓일 때 넣는 쌀겨는 ‘쌀을 찧을 때 나오는 고운 속겨’인데 쇠죽을 죽처럼 만들어준다. 콩을 넣는 것은 단백질을 공급하기 위해서다.

‘쇠죽’은 지역에 따라 ‘소죽·세죽·쇠죽·시죽’으로 발음하는데, 전국적으로 고루 분포되어 있다. 제주도에서는 ‘쉐죽·쉐석’이라고도 한다. ‘쇠죽’은 복합어로 ‘소/쇠(牛) + 죽(粥)’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쇠물·세물·소물·쇠물·시물’이라고도 하는데, ‘쇠물’은 ‘쇠여물’을 줄여서 말한 것이다. 북쪽에서는 ‘쉐머리·쉐모리·쉐어리’라고 발음한다.

쇠죽을 끓일 때, 작두로 짚을 썰어 ‘쌀겨, 콩’과 함께 가마솥에 넣은 뒤, 음식물 찌꺼기가 담긴 구정물을 넣는다. 다 삶고 나서 나무로 만든 쇠죽바가지로 떠다가 구유에 넣어주면 뜨거운 김이 무럭무럭 나는 쇠죽을 먹으려고 긴 혀를 날름거리면서 소가 다가온다. 소가 쇠죽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구수한 냄새를 느낄 수 있다. 겨울이면 생각나는 시골집 풍경이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39263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00705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11Jan
    by 바람의종
    2008/01/11 by 바람의종
    Views 8783 

    떨려나다

  5. No Image 10Jan
    by 바람의종
    2008/01/10 by 바람의종
    Views 6292 

    말다듬기

  6. No Image 10Jan
    by 바람의종
    2008/01/10 by 바람의종
    Views 6730 

    말소리의 억양

  7. No Image 10Jan
    by 바람의종
    2008/01/10 by 바람의종
    Views 8626 

    쇠죽

  8. No Image 08Jan
    by 바람의종
    2008/01/08 by 바람의종
    Views 8240 

    먹거리와 먹을거리

  9. No Image 08Jan
    by 바람의종
    2008/01/08 by 바람의종
    Views 10507 

    헛이름

  10. No Image 08Jan
    by 바람의종
    2008/01/08 by 바람의종
    Views 7057 

    말소리의 높낮이

  11. No Image 07Jan
    by 바람의종
    2008/01/07 by 바람의종
    Views 7251 

    ‘오빠 부대’

  12. 겨울

  13. No Image 07Jan
    by 바람의종
    2008/01/07 by 바람의종
    Views 8691 

    참말과 거짓말

  14. No Image 06Jan
    by 바람의종
    2008/01/06 by 바람의종
    Views 7988 

    ‘막하다’

  15. No Image 06Jan
    by 바람의종
    2008/01/06 by 바람의종
    Views 6181 

    노무족

  16. No Image 06Jan
    by 바람의종
    2008/01/06 by 바람의종
    Views 5645 

    모음의 짜임새

  17. No Image 05Jan
    by 바람의종
    2008/01/05 by 바람의종
    Views 8916 

    호박고지

  18. No Image 05Jan
    by 바람의종
    2008/01/05 by 바람의종
    Views 7350 

    할말과 못할말

  19. No Image 05Jan
    by 바람의종
    2008/01/05 by 바람의종
    Views 7684 

    제맛

  20. No Image 04Jan
    by 바람의종
    2008/01/04 by 바람의종
    Views 6906 

    자음의 짜임새

  21. No Image 04Jan
    by 바람의종
    2008/01/04 by 바람의종
    Views 7283 

    경제 새말

  22. No Image 03Jan
    by 바람의종
    2008/01/03 by 바람의종
    Views 7318 

    벌레

  23. No Image 03Jan
    by 바람의종
    2008/01/03 by 바람의종
    Views 8486 

    움과 싹

  24. No Image 03Jan
    by 바람의종
    2008/01/03 by 바람의종
    Views 10949 

    복잡다난·미묘

  25. No Image 02Jan
    by 바람의종
    2008/01/02 by 바람의종
    Views 6804 

    드라비다말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