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4.02.08 08:30

김치 담그셨어요?

조회 수 16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김치 담그셨어요?

가뭄에도 불구하고 올해 배추와 무의 작황이 나쁘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도 김장철을 앞둔 재배 농가의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것 같다. 배추 파동으로 김치가 금치가 되는 해가 있는가 하면 어느 해에는 수확도 하지 않은 밭을 갈아엎기도 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 소비자도 농민도 올해는 모두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그는 김장은 우리 민족의 중요한 연중행사이다. 그런데 ‘김치를 담그다’와 ‘김치를 담다’ 중 어느 것이 맞는지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다. 김치나 술, 젓갈, 장 등의 재료를 버무리거나 물을 부어서 익거나 삭도록 두는 것은 ‘담그다’이다. ‘담다’는 그릇 등에 뭔가를 넣는 것을 말하므로 ‘담그다’와 구별해서 써야 한다. ‘담그다’가 원형이기 때문에 ‘담아’ ‘담으니’ ‘담았다’가 아니라 ‘담가’ ‘담그니’ ‘담갔다’ 등으로 쓴다. 이렇게 기억하면 쉽다. “담근 김치를 독에 담았다”.

파나 무채, 젓갈 같은 것을 고춧가루와 잘 버무린 것을 절인 배추 사이사이에 넣어 주는 ‘김칫소’는 수육과 곁들이면 별미 중의 별미이다. 김장하는 날이 동네 잔칫날이 되는 이유이다. 흔히 ‘김칫속’이라 하는데 이는 ‘김칫소’의 잘못이다. 송편이나 만두. 김치 등의 속 재료는 ‘소’이다. ‘오이소박이’는 오이 사이사이에 소를 박아 넣은 김치다. ‘오이소배기’는 틀린 말이다. 마찬가지로 ‘차돌배기’가 아니라 ‘차돌박이’가 맞다.
|
종류가 200 가지가 넘는다는 김치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김치는 총각김치다. 잘 익은 총각김치만 있으면 다른 반찬은 필요 없다. 무청의 생김새가 총각이 머리를 땋은 것과 비슷해서 ‘총각무’가 되었단다. ‘알타리무’ ‘알무’ ‘달랑무’라고도 하는데 ‘총각무’만 표준어다.

임수민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245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8951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3935
114 상석 風文 2023.12.05 1217
113 마그나 카르타 風文 2022.05.10 1215
112 영어의 힘 風文 2022.05.12 1215
111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風文 2022.09.05 1214
110 옹알이 風文 2021.09.03 1213
109 주어 없는 말 風文 2021.11.10 1213
108 말과 상거래 風文 2022.05.20 1207
107 24시 / 지지지난 風文 2020.05.16 1206
106 외국어 차용 風文 2022.05.06 1206
105 노동과 근로, 유행어와 신조어 風文 2022.07.12 1206
104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1205
103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風文 2022.07.16 1199
102 모호하다 / 금쪽이 風文 2023.10.11 1197
101 동무 생각, 마실 외교 風文 2022.06.14 1194
100 내연녀와 동거인 風文 2023.04.19 1193
99 고백하는 국가, 말하기의 순서 風文 2022.08.05 1192
98 온실과 야생, 학교, 의미의 반사 風文 2022.09.01 1192
97 인과와 편향, 같잖다 風文 2022.10.10 1192
96 “이 와중에 참석해 주신 내외빈께” 風文 2023.12.30 1191
95 ‘내 부인’이 돼 달라고? 風文 2023.11.01 1190
94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이제 '본전생각' 좀 버립시다 風文 2022.02.06 1186
93 사람, 동물, 언어 / 언어와 인권 風文 2022.07.13 118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 153 154 155 156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