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5977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우리말바루기] 팔염치, 파렴치 / 몰염치, 염치, 렴치

뻐꾸기는 참 파렴치한 새다. 다른 새집에 알을 낳고 부화부터 양육까지 죄다 떠넘긴다. 그 새끼들도 원래 둥지의 새알을 밀어내 버리는 몰염치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영혼을 울리는 소리를 가졌지만 파렴치하고 몰염치한 뻐꾸기처럼 ‘염치’도 두 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염치를 모르고 뻔뻔스러움을 이르는 ‘파렴치(破廉恥)’와 염치가 없음을 일컫는 ‘몰염치(沒廉恥)’는 ‘염치’에 각각 ‘파-’와 ‘몰-’이 붙은 같은 구조의 말인데 왜 달리 표기할까?

‘염치(廉恥)’를 ‘렴치’로 쓰지 않는 것은 단어의 첫머리가 ‘ㄴ’이나 ‘ㄹ’로 시작하는 한자어는 ‘ㅇ’이나 ‘ㄴ’으로 바꾼다는 두음법칙 때문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몰렴치’로 적어야 할 것 같지만 ‘몰염치’가 바른말이다. 복합어의 경우 두음법칙이 적용된 상태에서 합쳐진 것(몰-염치)으로 본다. 선이자(先利子)는 ‘선-이자’, 해외여행(海外旅行)은 ‘해외-여행’처럼 합성어와 파생어는 뒤의 단어에도 두음법칙을 적용한다.

문제는 ‘파렴치’다. ‘몰염치’와 같은 구조인데도 ‘파염치’가 아닌 ‘파렴치’로 쓰는 건 이미 사람들의 발음이 원래 음의 형태로 굳어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두음법칙의 예외 규정인 셈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854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96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945
3194 1도 없다, 황교안의 거짓말? 風文 2022.07.17 1275
3193 내 청춘에게? 風文 2024.02.17 1276
3192 세로드립 風文 2021.10.15 1277
3191 언어적 적폐 風文 2022.02.08 1277
3190 부동층이 부럽다, 선입견 風文 2022.10.15 1280
3189 수능 국어영역 風文 2023.06.19 1280
3188 혼성어 風文 2022.05.18 1284
3187 깻잎 / 기림비 1 風文 2020.06.01 1285
3186 무술과 글쓰기, 아버지의 글쓰기 風文 2022.09.29 1285
3185 두꺼운 다리, 얇은 허리 風文 2023.05.24 1286
3184 삼디가 어때서 風文 2022.02.01 1287
3183 배레나룻 風文 2024.02.18 1287
3182 영어 공용어화 風文 2022.05.12 1288
3181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風文 2022.09.24 1288
3180 “자식들, 꽃들아, 미안하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 부디 잘 가라” 風文 2022.12.02 1288
3179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 風文 2024.02.17 1288
3178 질문들, 정재환님께 답함 風文 2022.09.14 1290
3177 한글의 약점, 가로쓰기 신문 風文 2022.06.24 1291
3176 선정-지정 / 얼룩빼기 황소 風文 2020.05.15 1292
3175 ‘나이’라는 숫자, 친정 언어 風文 2022.07.07 1294
3174 돼지껍데기 風文 2023.04.28 1294
3173 도긴개긴 風文 2023.05.27 129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