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01 07:32

~과 다름 아니다

조회 수 8989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과 다름 아니다

'장서표(藏書票)의 내용은 장서가의 직업, 취미, 세계관 등을 압축해서 표현해야 하므로 결국 '사람'으로 귀결된다. 사람과 유리된 예술은 허상(虛像)에 다름 아니다. (후략)' '한창 피어나는 결식 청소년에게 따뜻한 한 그릇의 밥은 밥이 아니라 사랑이요, 희망이며, 생명수에 다름 아니다.' 위의 예에서 보듯 식자(識者)층에서 많이 쓰는 칼럼이나 사설(社說)·논평 등 무게 있는 글에서 자주 보이는 이 문구는 일본어에서 들어온 것이다. 이것은 '무엇은 무엇이나 마찬가지다'를 멋들어지게 표현하려고 한 것이나 어색할 뿐만 아니라 문법에도 맞지 않는다.

우리는 서술어로 '다름이다/같음이다'를 쓰지 않고 '다르다/같다'를 쓴다. 이를 부정하는 말도 '다름 아니다/같음 아니다'가 아니라 '다르지 않다/같지 않다'이다. '다르다/같다'와 함께 쓰는 조사도 '에'가 아니라 '와/과'를 쓴다. 그리고 '견주어 보아 같거나 비슷하다'는 뜻으로 '다름없다'라는 훌륭한 단어가 있다. 따라서 '…에 다름 아니다'는 마땅히 '…와/과/이나 다름없다'로 바로잡는 것이 좋다.

한편 지엽적인 얘기를 하다가 본론으로 들어가거나 핵심을 얘기할 때 우리는 관용적으로 '다름 아닌' '다름(이) 아니라' 등을 쓴다. 이는 서술어가 아니라 뒤에 얘기하고자 하는 말을 앞에서 이끈다는 점에서 '…에 다름 아니다'와는 성격이 다르다. 일본어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더 정확하고 알맞은 우리말을 살려 쓰려는 노력은 해야 할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56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07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993
3348 X-mas 바람의종 2011.12.26 13426
3347 X세대 바람의종 2008.02.20 8398
3346 [re] 시치미를 떼다 file 바람의종 2010.11.17 13002
3345 ~ ㄴ걸 / ~ ㄹ 걸 바람의종 2008.12.11 10212
3344 ~ 시키다 바람의종 2008.12.10 9323
3343 ~ 화(化) 바람의종 2009.09.06 6846
3342 ~ㄴ 바 바람의종 2010.11.02 11158
3341 ~같이 바람의종 2010.05.10 9505
3340 ~겠다, ~것다 바람의종 2010.07.10 10523
» ~과 다름 아니다 바람의종 2008.11.01 8989
3338 ~까지, ~조차, ~마저 바람의종 2009.03.23 11518
3337 ~노, ~나 바람의종 2010.09.05 8904
3336 ~는가 알아보다 바람의종 2009.09.27 8286
3335 ~다 라고 말했다 바람의종 2010.03.15 12124
3334 ~다오, ~주라 바람의종 2011.12.05 8272
3333 ~답다, ~스럽다 바람의종 2010.11.21 9465
3332 ~대, ~데 바람의종 2011.12.04 12968
3331 ~던가, ~든가 바람의종 2008.07.12 11924
3330 ~데 반해 / ~데 비해 바람의종 2010.02.28 17408
3329 ~도 불구하고 바람의종 2012.10.02 11449
3328 ~되겠, ~되세 바람의종 2009.03.30 6560
3327 ~든 / ~던 바람의종 2011.11.27 1085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