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09.03 19:29

표식/표지, 성력/생력

조회 수 12216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표식/표지, 성력/생력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한자 시험에는 함정이 있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었다. “다음 한자의 독음을 쓰시오”라는 문제에 敗北, 嫌惡, 遊說 등을 내놓았다. 두 가지 이상의 뜻과 음을 가진 한자 또는 본음과 속음이 다른 한자를 문제로 내놓아 헷갈리게 만든 것이다.

“일부는 항공기 표면에 멕시코 경찰 항공기와 같은 청색과 흰색 페인트칠을 하고, 멕시코 정부를 상징하는 표식까지 붙여 위장을 하기도 한다.” 마약조직과 관련한 중앙 일간지 기사의 한 구절이다.

기사 중의 ‘표식’은 한자로 쓰면 ‘標識’으로서 바른 독음은 ‘표지’이다. ‘識’은 ‘알다’는 뜻으로는 ‘식’으로 읽고, ‘적다, 표하다’는 뜻으로는 ‘지’로 읽는다. 그런데 ‘표지’를 ‘표식’으로 쓰거나 발음하는 사람이 많다. ‘표식’을 틀린 말로 계속 놔두는 것이 옳은지 모르겠다. 오늘날 이 말을 한자로 적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니 그냥 한글 낱말로 받아들여 ‘표지’와 ‘표식’을 모두 허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그런데 문제가 없지는 않다. ‘표식’을 허용하면 ‘표지판’을 ‘표식판’으로 읽는 것도 허용해야 할 터인데, 좀 지나친 것 같기도 하다. 어느 쪽이 좋겠다고 주장하기가 꺼려진다.

‘인력절감’이라는 뜻의 ‘省力’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들여온 말이다. ‘省’이 ‘살피다’는 뜻이 아니고 ‘덜다’는 뜻이므로 ‘생력’으로 읽어야 한다. 사전에도 ‘생력’으로 실려 있다. 그러나 이 말을 가장 많이 쓰는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하나같이 ‘성력’으로 쓰고 있다. 번역 오류에 기인되었지만 되돌리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재욱/시인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35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030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760
3216 '밖에'의 띄어쓰기 風文 2023.11.22 1594
3215 직거래하는 냄새, 은유 가라앉히기 風文 2022.08.06 1599
3214 아니오 / 아니요 風文 2023.10.08 1599
3213 외부인과 내부인 風文 2021.10.31 1602
3212 정치인의 애칭 風文 2022.02.08 1604
3211 정치와 은유(2, 3) 風文 2022.10.13 1604
3210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1604
3209 태극 전사들 風文 2022.01.29 1606
3208 '-시키다’ 風文 2023.12.22 1609
3207 자백과 고백 風文 2022.01.12 1611
3206 도긴개긴 風文 2023.05.27 1611
3205 왜 벌써 절망합니까 - 4. 중소기업 콤플렉스 風文 2022.01.13 1614
3204 말다듬기 위원회 / 불통 風文 2020.05.22 1617
3203 세로드립 風文 2021.10.15 1617
3202 이름 짓기, ‘쌔우다’ 風文 2022.10.24 1617
3201 '김'의 예언 風文 2023.04.13 1621
3200 ○○노조 風文 2022.12.26 1626
3199 인쇄된 기억, 하루아침에 風文 2022.08.12 1627
3198 자막의 질주, 당선자 대 당선인 風文 2022.10.17 1627
3197 일타강사, ‘일’의 의미 風文 2022.09.04 1631
3196 되묻기도 답변? 風文 2022.02.11 1632
3195 영어 공용어화 風文 2022.05.12 163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