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9.18 03:11

한머사니 먹었수다!

조회 수 7418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머사니 먹었수다!

‘한머사니’는 표준어 ‘많이’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주로 평안, 함남, 강원도의 고성 이북 지역에서 쓴다. “오늘 낮으는 우리 집 거리굿이 돼서 나가네가 한머사니 와서 나갈 짬이 없수다레.”(<한국구전설화> 평안편) 경상 지역의 ‘한거석~한거’, 전라 지역의 ‘한거시기~한나’, 제주 지역의 ‘하영’과 마찬가지로 ‘한머사니’도 ‘많다’의 의미를 갖는 옛말 ‘하다’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한거석’과 ‘한거시기’, ‘한머사니’는 모두 형용사 ‘하다’의 관형형 ‘한’과, 이름이 얼른 떠오르지 않거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엇인가를 가리키는 대명사 ‘거시기’가 결합되거나 ‘거시기’의 방언형 ‘거석’과 ‘머사니’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말이다. ‘거석’은 ‘거시기’에 대응하는 경상 지역, ‘머사니’는 평안, 함남, 강원 일부 지역의 고장말이다. ‘머사니’는 ‘무엇이가니’가 ‘무엇이가니>머시가니>머사니’와 같이 줄어진 말이다. ‘거시기’는 흔히들 전라 지역의 전형적인 고장말로 알고 있지만 놀랍게도 사전에는 표준어로 올라 있는 말이다.

‘한머사니’의 또 다른 형태는 ‘할메사니’인데, 이는 ‘한머사니’가 소리의 변화를 겪은 것이다. 마치 ‘할머니’의 고장말 ‘할메니~할매니’가 ‘한머니>할머니>할메니~할매니’와 같은 변화를 겪은 것과 같다. “이제야 곪운 거이 터뎄구나, 보구레 고름이 이같이 할메사니 테데 나오디 않했습마.”(위 책)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7484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411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8973
3282 ‘강한 바람’만인가? 바람의종 2007.10.27 7249
3281 ‘개덥다’고? 風文 2023.11.24 1737
3280 ‘거칠은 들판’ ‘낯설은 타향’ 風文 2024.01.09 2063
3279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風文 2022.09.24 1583
3278 ‘걸다’, 약속하는 말 / ‘존버’와 신문 風文 2023.10.13 1697
3277 ‘경우’ 덜쓰기/최인호 바람의종 2007.04.25 7121
3276 ‘고마미지’와 ‘강진’ 바람의종 2008.04.08 8305
3275 ‘곧은밸’과 ‘면비교육’ 바람의종 2010.04.26 10360
3274 ‘괴담’ 되돌려주기 風文 2023.11.01 1741
3273 ‘그러지 좀 마라’ 바람의종 2010.02.07 7852
3272 ‘기쁘다’와 ‘즐겁다’ 바람의종 2007.09.29 12572
3271 ‘긴장’과 ‘비난수’ 바람의종 2010.03.30 18020
3270 ‘김치’와 ‘지’ 바람의종 2007.09.22 7043
3269 ‘꾹돈’과 ‘모대기다’ 바람의종 2010.05.09 13584
3268 ‘끄물끄물’ ‘꾸물꾸물’ 風文 2024.02.21 1968
3267 ‘나이’라는 숫자, 친정 언어 風文 2022.07.07 1562
3266 ‘내 부인’이 돼 달라고? 風文 2023.11.01 1360
3265 ‘넓다´와 ‘밟다´의 발음 바람의종 2010.08.15 22784
3264 ‘다음 소희’에 숨은 문법 風文 2023.02.27 1462
3263 ‘달 건너 소식’과 ‘마세’ 바람의종 2010.05.31 10820
3262 ‘당신의 무관심이 …’ 바람의종 2008.04.02 6613
3261 ‘대틀’과 ‘손세’ 바람의종 2010.05.28 1380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