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9.18 03:11

한머사니 먹었수다!

조회 수 7429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한머사니 먹었수다!

‘한머사니’는 표준어 ‘많이’에 대응하는 고장말로, 주로 평안, 함남, 강원도의 고성 이북 지역에서 쓴다. “오늘 낮으는 우리 집 거리굿이 돼서 나가네가 한머사니 와서 나갈 짬이 없수다레.”(<한국구전설화> 평안편) 경상 지역의 ‘한거석~한거’, 전라 지역의 ‘한거시기~한나’, 제주 지역의 ‘하영’과 마찬가지로 ‘한머사니’도 ‘많다’의 의미를 갖는 옛말 ‘하다’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한거석’과 ‘한거시기’, ‘한머사니’는 모두 형용사 ‘하다’의 관형형 ‘한’과, 이름이 얼른 떠오르지 않거나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엇인가를 가리키는 대명사 ‘거시기’가 결합되거나 ‘거시기’의 방언형 ‘거석’과 ‘머사니’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말이다. ‘거석’은 ‘거시기’에 대응하는 경상 지역, ‘머사니’는 평안, 함남, 강원 일부 지역의 고장말이다. ‘머사니’는 ‘무엇이가니’가 ‘무엇이가니>머시가니>머사니’와 같이 줄어진 말이다. ‘거시기’는 흔히들 전라 지역의 전형적인 고장말로 알고 있지만 놀랍게도 사전에는 표준어로 올라 있는 말이다.

‘한머사니’의 또 다른 형태는 ‘할메사니’인데, 이는 ‘한머사니’가 소리의 변화를 겪은 것이다. 마치 ‘할머니’의 고장말 ‘할메니~할매니’가 ‘한머니>할머니>할메니~할매니’와 같은 변화를 겪은 것과 같다. “이제야 곪운 거이 터뎄구나, 보구레 고름이 이같이 할메사니 테데 나오디 않했습마.”(위 책)

이길재/겨레말큰사전 새어휘팀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01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471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9556
3282 날씨와 인사 風文 2022.05.23 1414
3281 동무 생각, 마실 외교 風文 2022.06.14 1414
3280 장녀, 외딸, 고명딸 風文 2023.12.21 1414
3279 예민한 ‘분’ 風文 2023.05.29 1418
3278 인종 구분 風文 2022.05.09 1420
3277 주시경, 대칭적 소통 風文 2022.06.29 1420
3276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1421
3275 이단, 공교롭다 風文 2022.08.07 1422
3274 좋은 목소리 / 좋은 발음 風文 2020.05.26 1426
3273 외래어의 된소리 風文 2022.01.28 1426
3272 피동형을 즐기라 風文 2023.11.11 1426
3271 새로운 한자어, 이름과 실천 風文 2022.06.18 1428
3270 아주버님, 처남댁 風文 2024.01.02 1428
3269 더(the) 한국말 風文 2021.12.01 1430
3268 정보와 담론, 덕담 風文 2022.06.15 1430
3267 왕의 화병 風文 2023.11.09 1431
3266 붓다 / 붇다 風文 2023.11.15 1431
3265 영어 열등감, 몸에 닿는 단위 風文 2022.04.27 1432
3264 본정통(本町通) 風文 2023.11.14 1433
3263 주현씨가 말했다 風文 2023.11.21 1437
3262 내일러 風文 2024.01.03 1437
3261 ‘선진화’의 길 風文 2021.10.15 143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