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4.27 05:11

공암진

조회 수 7794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공암진

땅이름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고려 공민왕 때 공암진에서 평민 두 형제가 함께 길을 가다가 아우가 황금 두 덩이를 주워서 형에게 하나를 주었는데, 동생이 갑자기 남은 금을 물에 던지므로 형이 괴이하게 여겨 그 까닭을 물으니, “제가 평소 형을 우애하였는데, 금을 나누어 가진 뒤 형님을 꺼리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것은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니 강에 던지는 것이 낫겠습니다”라고 대답하므로, 형도 아우에게 받은 금을 물에 던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가 남아 있는 공암진은 지금의 서울 강서구로 옛날 이름은 제차파의현(齊次巴衣縣)이다. 이 이름에서 ‘파의’는 ‘바위’를 뜻하는 말인데, 한자를 빌려 쓸 때는 ‘파의’ 또는 ‘파혜’(波兮)로 표기하였다. <삼국사기> 지리지의 ‘별사파의’, ‘구사파의’, ‘밀파의’ 등의 땅이름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이름들은 대체로 ‘고개’를 뜻하는 ‘현’(峴)이나 ‘바위’를 뜻하는 ‘암’(巖)으로 바뀌었다.

‘바위’의 옛말은 ‘바회’다. <감산사미륵보살광배명>에는 ‘동해유반변’(東海攸反邊)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 때의 ‘유반’도 ‘바회’다. 유(攸)는 ‘바 유’로 ‘소’(所)와 같은 뜻이며, 외(外)는 한자의 음을 표기한 것이다. ‘마음’을 ‘심음’(心音), ‘가을’을 ‘추찰’(秋察)로 표기하듯이, 한자를 빌려 우리말 단어를 표기할 때 뜻을 중심으로 하고 음을 덧붙이는 원리를 따른 것이다.

사람의 심성이 땅을 닮아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데, 강산이 변하여 공암진의 바위와 형제투금 전설을 다시 찾는 일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23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75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671
3128 팔자 바람의종 2007.09.08 9076
3127 폐하 바람의종 2007.09.09 10107
3126 푼수 바람의종 2007.09.10 11718
3125 한량 바람의종 2007.09.12 8657
3124 한성 바람의종 2007.09.18 11286
3123 한약 한 제 바람의종 2007.09.19 11214
3122 합하 바람의종 2007.09.20 8516
3121 행각 바람의종 2007.09.21 8366
3120 바람의종 2007.09.22 9197
3119 ‘김치’와 ‘지’ 바람의종 2007.09.22 7084
3118 형극 바람의종 2007.09.23 12520
3117 기다 아니다 바람의종 2007.09.23 14783
3116 호구 바람의종 2007.09.26 11494
3115 언어의 가짓수 바람의종 2007.09.26 13048
3114 호구 바람의종 2007.09.28 8502
3113 상일꾼·큰머슴 바람의종 2007.09.28 12901
3112 호남 바람의종 2007.09.29 9180
3111 ‘기쁘다’와 ‘즐겁다’ 바람의종 2007.09.29 12686
3110 홍일점 바람의종 2007.10.05 11000
3109 고려에 넣어? 바람의종 2007.10.05 8153
3108 환갑 바람의종 2007.10.06 18532
3107 언어 분류 바람의종 2007.10.06 1353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