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벗 사이
일터에서 일벗의 어버이 등 가족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사람을 높여 부르고 말하는 데 아래위가 따로 없다. 요즘처럼 개인의식이 드셀수록 나이·직급이 아래라고 마냥 ‘해라체’를 쓰기도 어려운데다, 전통적으로 아랫사람한테도 말대접을 그렇게 했던 까닭이다. 다만 나이 차례를 강조한데다 일터·일·위계에 따라 ‘말놓기’가 꽤 통용되기는 한다.
턱없이 권위적인 호칭이나 지칭을 깨자는 논의가 나온 지는 꽤 오래 됐다. 절로 쓰지 않게 된 말도 숱하다. 예컨대 타계한 제 아비를 ‘선친·선고·선부·선대인’, 제 아비를 높여 ‘가군·가친·엄친·가대인’, 남의 아비를 높여 ‘부친·춘부장·춘당·영존’, 남의 아내를 ‘부인·어부인·여사·영부인·귀부인·합부인’에다 ‘영규·영실·퍼스트레이디 …’로 써 무척 어지러웠다.
아내보다는 부인이, 남편보다는 부군이, 부인보다는 여사·사모님 …이 높인말로 인식된 연유는 다분히 작위적이지만, 그리 알고 써 온 바가 있어 마냥 무시하기는 어렵다. 여기서 ‘선친·부친·부인·여사·부군’ 정도는 상대를 가려 쓸 만한 말이다.
일벗의 아들딸은 아드님·따님으로, 어버이는 어머님·아버님 또는 안어른·밭어른·어르신이면 듣기에 좋다. 그 밖의 걸림말·일컫음말도 집안말을 가져다 쓰면 된다.
‘사모님·사부님’(師母-·師父-)은 윗사람 또는 스승의 아내를 높이거나, 스승을 높여 일컫고 부르는 말로 치지만, 그 조합이 ‘스승 어미, 스승 아비’로 되어 맞갖잖다. 학교 쪽이라면 안선생님·바깥선생님 또는 스승님·선생님 정도가 자연스럽다.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9801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6286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1184 |
3150 | 웰다잉 -> 품위사 | 風文 | 2023.09.02 | 1636 |
3149 | 위탁모, 땅거미 | 風文 | 2020.05.07 | 1637 |
3148 | 괄호, 소리 없는, 반격의 꿔바로우 | 風文 | 2022.08.03 | 1637 |
3147 | 성인의 세계 | 風文 | 2022.05.10 | 1641 |
3146 | 노랗다와 달다, 없다 | 風文 | 2022.07.29 | 1641 |
3145 | 콩글리시 | 風文 | 2022.05.18 | 1642 |
3144 |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 風文 | 2022.09.03 | 1651 |
3143 | ‘건강한’ 페미니즘, 몸짓의 언어학 | 風文 | 2022.09.24 | 1652 |
3142 | 지긋이/지그시 | 風文 | 2023.09.02 | 1652 |
3141 | 북한의 ‘한글날’ | 風文 | 2024.01.06 | 1655 |
3140 | 맞춤법을 없애자, 맞춤법을 없애자 2 | 風文 | 2022.09.09 | 1663 |
3139 | 어쩌다 보니 | 風文 | 2023.04.14 | 1663 |
3138 | 배운 게 도둑질 / 부정문의 논리 | 風文 | 2023.10.18 | 1664 |
3137 | 인기척, 허하다 | 風文 | 2022.08.17 | 1667 |
3136 | ‘시끄러워!’, 직연 | 風文 | 2022.10.25 | 1669 |
3135 | 국가의 목소리 | 風文 | 2023.02.06 | 1669 |
3134 | 풀어쓰기, 오촌 아재 | 風文 | 2022.10.08 | 1670 |
3133 | 한소끔과 한 움큼 | 風文 | 2023.12.28 | 1671 |
3132 | ‘~면서’, 정치와 은유(1): 전쟁 | 風文 | 2022.10.12 | 1674 |
3131 | 지도자의 화법 | 風文 | 2022.01.15 | 1678 |
3130 | ‘웃기고 있네’와 ‘웃기고 자빠졌네’, ‘-도’와 나머지 | 風文 | 2022.12.06 | 1679 |
3129 | 개양귀비 | 風文 | 2023.04.25 | 16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