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2.02 03:03

뚱딴지

조회 수 8236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뚱딴지

‘뚱딴지 같은 소리’라는 말은 일상에서 자주 쓰는 관용어다. 이때의 뚱딴지는 엉뚱하고 미련하고 뜬금없는 짓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런데 본디 ‘뚱딴지’는 식물 ‘돼지감자’의 다른 이름이다. ‘뚱-’은 ‘뚱하다’나 ‘뚱뚱하다’의 말뿌리일 것이며, ‘-딴지’는 ‘장딴지’에서와 마찬가지로, ‘불룩한’ 부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곧, ‘뚱하면서도 울룩불룩한’ 모습을 나타내거나, ‘뚱뚱이(돼지)가 먹는 울룩불룩한’ 식물임을 나타낸 이름이다. 실제로 뚱딴지는 모양이 울퉁불퉁하여 매우 다양하고, 크기와 무게도 갖가지여서 사람이 먹기보다는 주로 돼지사료나 알코올 원료로 쓴다.

이 말은 처음에는 울퉁불퉁 못생기고 뚱한 사람을 비유해서 쓰였을 테지만, 그 뜻이 점점 세어져 지금은 행동이나 사고방식이 느닷없거나 엉뚱한 사람을 가리킨다. 어린이들이 즐겨 읽는 만화 주인공 ‘명탐정 뚱딴지’는 엉뚱한 짓을 곧잘 하지만 그 엉뚱함으로 사건을 풀어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전기 절연체인 애자를 우리말로 순화했을 때 ‘뚱딴지’라고 했다는 점이다. 아마 전봇대에서 전기가 다른 물체로 통하지 않게 ‘엉뚱하게’ 끊기 때문인가 보다.

하지만 이름과는 달리 뚱딴지 꽃은 아주 예쁘다. 국화나 해바라기처럼 생겼으며, 한방에서는 뿌리를 국우(菊芋)라는 약재로 쓰는데, 열을 내리고 피를 멎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한다. 북녘말로는 ‘뚝감자’라고 한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뚱딴지 꽃]


[돼지감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50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04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0902
3282 말의 바깥, 말의 아나키즘 風文 2022.08.28 1441
3281 예민한 ‘분’ 風文 2023.05.29 1441
3280 깻잎 / 기림비 1 風文 2020.06.01 1442
3279 주시경, 대칭적 소통 風文 2022.06.29 1442
3278 금새 / 금세 風文 2023.10.08 1443
3277 공공언어의 주인, 언어학자는 빠져! 風文 2022.07.27 1446
3276 깨알 글씨, 할 말과 못할 말 風文 2022.06.22 1447
3275 3인칭은 없다, 문자와 일본정신 風文 2022.07.21 1447
3274 외래어의 된소리 風文 2022.01.28 1448
3273 이단, 공교롭다 風文 2022.08.07 1449
3272 영어 열등감, 몸에 닿는 단위 風文 2022.04.27 1453
3271 인종 구분 風文 2022.05.09 1454
3270 김 여사 風文 2023.05.31 1454
3269 더(the) 한국말 風文 2021.12.01 1455
3268 새로운 한자어, 이름과 실천 風文 2022.06.18 1455
3267 내일러 風文 2024.01.03 1462
3266 까치발 風文 2023.11.20 1463
3265 본정통(本町通) 風文 2023.11.14 1464
3264 붓다 / 붇다 風文 2023.11.15 1464
3263 정보와 담론, 덕담 風文 2022.06.15 1466
3262 아주버님, 처남댁 風文 2024.01.02 1466
3261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146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