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별 문법
말소리는 성별 따라 남성은 굵고 탁하며, 여성은 가늘고 맑다. 여자는 상승어조를 많이 낸다. 이는 친밀감·부드러움·공손함을 나타낸다. 말 차이가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남자들이 쓰는 낱말과 여자들이 쓰는 낱말이 서로 다른 때일 것이다.
남아프리카 주루족 말에서 남자말 [z] 소리는 여자말에서 규칙적으로 없어진다. 물을 뜻하는 남자말 amanzi에는 [z]가 들었는데, 여자말에는 amandabi처럼 [z]가 사라진다.
말하는 이와 듣는 이의 성별에 따라 문법이 달라지기도 한다. 인도의 어떤 말에서는, 여자가 여자에게 말을 할 때 특이한 문법 변화가 일어난다. 이것은 남자가 남자, 남자가 여자, 여자가 남자에게 말할 때와 대립된다. 주어가 1인칭일 때 그렇다. ‘내가 간다’를 보통 bardan이라 하지만, 여자가 여자에게 말할 때는 baren이라 한다. bardam(우리가 간다)은 여자가 여자에게 말할 때 barem으로, barckan(내가 갔다)은 barcan으로, barckam(우리가 갔다)은 barcam이라 한다.
주어가 2인칭 단수면 더 독특한데, ‘네가 간다’를 보통 때는 barday라 하지만, 여자가 여자에게 말할 때는 bardin, 남자가 여자에게 말할 때는 bardi로 말한다. barckay(네가 갔다)는 barckin(여자가 여자에게), barcki(남자가 여자에게)로 표현한다. 우리말은 이런 구별은 물론, 남·여·중성 따위 성별에 큰 비중이 없는 말이다.
권재일/서울대 교수·언어학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57425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4082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18905 |
3326 |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 風文 | 2022.09.05 | 1348 |
3325 | 왠지/웬일, 어떻게/어떡해 | 風文 | 2023.06.30 | 1349 |
3324 | 성인의 외국어 학습, 촌철살인 | 風文 | 2022.06.19 | 1353 |
3323 | 주어 없는 말 | 風文 | 2021.11.10 | 1354 |
3322 | ‘내 부인’이 돼 달라고? | 風文 | 2023.11.01 | 1360 |
3321 | 올림픽 담론, 분단의 어휘 | 風文 | 2022.05.31 | 1365 |
3320 | 애정하다, 예쁜 말은 없다 | 風文 | 2022.07.28 | 1365 |
3319 | 외국어 차용 | 風文 | 2022.05.06 | 1366 |
3318 | 말과 상거래 | 風文 | 2022.05.20 | 1366 |
3317 | 야민정음 | 風文 | 2022.01.21 | 1367 |
3316 | 온실과 야생, 학교, 의미의 반사 | 風文 | 2022.09.01 | 1367 |
3315 | 매뉴얼 / 동통 | 風文 | 2020.05.30 | 1369 |
3314 | 난민과 탈북자 | 風文 | 2021.10.28 | 1369 |
3313 | 아줌마들 | 風文 | 2022.01.30 | 1369 |
3312 | ‘짝퉁’ 시인 되기, ‘짝퉁’ 철학자 되기 | 風文 | 2022.07.16 | 1370 |
3311 | 다만, 다만, 다만, 뒷담화 | 風文 | 2022.09.07 | 1371 |
3310 | 용찬 샘, 용찬 씨 | 風文 | 2023.04.26 | 1375 |
3309 | 상석 | 風文 | 2023.12.05 | 1376 |
3308 | 울면서 말하기 | 風文 | 2023.03.01 | 1378 |
3307 | 법과 도덕 | 風文 | 2022.01.25 | 1379 |
3306 | 그림과 말, 어이, 택배! | 風文 | 2022.09.16 | 1380 |
3305 | 정당의 이름 | 風文 | 2022.01.26 | 13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