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01.17 09:26

굴레와 멍에

조회 수 7640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굴레와 멍에

자유는 사람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바람이다. 그러나 온전하고 참된 자유는 하느님 홀로 누릴 수 있을 뿐이다. 사람은 몸과 마음에 얽힌 굴레와 멍에 탓에 자유를 누리기가 몹시 어렵다. 가끔 굴레를 벗고 멍에를 풀었을 적에 잠깐씩 맛이나 보며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굴레’는 소나 말의 머리에 씌워 목에다 매어놓는 얼개다. 소는 자라면 코뚜레를 꿴다. 고삐를 코뚜레에 매어 굴레 밑으로 넣은 다음 목뒤로 빼내어 뒤에서 사람이 잡고 부린다. 굴레가 고삐를 단단히 붙들어서 소가 부리는 사람의 뜻에 따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말은, 귀 아래로 내려와 콧등까지 이른 굴레의 양쪽 끝에 고삐를 매어서 굴레 밑으로 넣고 목뒤로 빼내어 뒤에서 사람이 잡고 부린다. 굴레가 고삐를 맬 수 있게 하고 움직이지 않게 하여 말이 부리는 사람의 뜻을 거스를 수 없도록 한다. ‘멍에’는 소나 말에게 수레나 쟁기 같은 도구를 끌게 하려고 목에다 메우는 ㅅ꼴의 막대다. 멍에 양쪽 끝에 멍에 줄을 매어서 소나 말의 목에다 단단히 묶어놓고, 수레나 쟁기 같은 도구 양쪽에 매인 줄을 다시 멍에 양쪽에다 매면 소나 말은 이제 도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직 사람이 부리는 대로 도구를 끌고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

소든 말이든 굴레는 씌우고 벗겨야 하고, 멍에는 지우고 풀어야 한다. 멍에는 일을 할 적에만 메었다가 일이 끝나면 풀어서 벗어날 수 있지만, 굴레는 한 번 쓰고 나면 죽을 때까지 자나 깨나 쓰고 있어서 더욱 괴로운 것이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316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975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4742
3326 외국어 차용 風文 2022.05.06 1233
3325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風文 2022.09.05 1233
3324 연말용 상투어 風文 2022.01.25 1234
3323 동무 생각, 마실 외교 風文 2022.06.14 1234
3322 뒤죽박죽, 말썽꾼, 턱스크 風文 2022.08.23 1239
3321 상석 風文 2023.12.05 1239
3320 역사와 욕망 風文 2022.02.11 1242
3319 인종 구분 風文 2022.05.09 1248
3318 그림과 말, 어이, 택배! 風文 2022.09.16 1252
3317 장녀, 외딸, 고명딸 風文 2023.12.21 1255
3316 발음의 변화, 망언과 대응 風文 2022.02.24 1257
3315 영어 열등감, 몸에 닿는 단위 風文 2022.04.27 1257
3314 말과 절제, 방향과 방위 風文 2022.07.06 1258
3313 말의 이중성, 하나 마나 한 말 風文 2022.07.25 1258
3312 왠지/웬일, 어떻게/어떡해 風文 2023.06.30 1258
3311 마그나 카르타 風文 2022.05.10 1259
3310 성인의 외국어 학습, 촌철살인 風文 2022.06.19 1259
3309 아주버님, 처남댁 風文 2024.01.02 1260
3308 가짜와 인공 風文 2023.12.18 1261
3307 북혐 프레임, 인사시키기 風文 2022.05.30 1263
3306 국어와 국립국어원 / 왜 風文 2022.08.29 1265
3305 더(the) 한국말 風文 2021.12.01 126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