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7.10.11 18:59

‘부럽다’의 방언형

조회 수 9071 추천 수 1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부럽다’의 방언형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는 “동네 사람들이 얼매나 불버라 하는지 아요?”에서처럼 형용사 ‘붋다'가 보인다. ‘불버라, 불버도’와 같이 쓰이는 이 말은 표준어 ‘부럽다’의 경남 방언이다. 〈한국방언자료집〉을 참고하여 정리해 보면, 경기도를 중심으로 ‘부럽다’가 쓰이고, 충청 방언과 전라 방언을 중심으로는 ‘불거도, 불거워도’처럼 ‘붉다’가 쓰이며, 경상 방언에서는 ‘불버도’와 같이 ‘붋다'가, 동사로는 ‘불버하다’가 쓰인다.

역사적으로 옛 문헌에서는 형용사 ‘븗다'와 ‘부럽다’가 두루 보인다. 이는 동사로 ‘블다’(羨)가 쓰이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형용사 ‘부럽다’는 동사 ‘블-’에 형용사를 만드는 파생접미사 ‘-업’이 연결되어 형용사가 된 것이다.

전라도 지역에서 쓰이는 형용사 ‘불겁다’는 ‘불거워도, 불거뵌다’와 같이 쓰이는데, 이는 ‘붉다’에 다시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업’이 연결되어 짜인 것이다. 경상도와 인접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불법다’는 ‘불버워도’와 같이 쓰이는데, 형용사 ‘붋다'에 다시 뒷가지 ‘-업’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동사 ‘블-’에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업’이 붙은 ‘부럽다’가 표준어로 쓰이고, 동시에 전라 방언에서는 ‘붉-’이 주된 기본형으로, 경상 방언에서는 ‘붋-’이 기본형으로 쓰인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말이 나누어지면서 지역에 따라 독특하게 쓰이는 고장말의 다양성과 상관성을 보여준다.

이태영/전북대교수·국어학





***** 윤영환님에 의해서 게시물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8-10-14 00:05)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64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414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9059
3436 “산따” “고기떡” “왈렌끼” new 風文 2024.05.31 15
3435 “사겨라” “바꼈어요” new 風文 2024.05.31 27
3434 ‘Seong-jin Cho’ ‘Dong Hyek Lim’ ‘Sunwook Kim’ 風文 2024.05.29 34
3433 어이없다 風文 2024.05.29 59
3432 주책이다/ 주책없다, 안절부절하다/안절부절못하다, 칠칠하다/칠칠치 못하다 風文 2024.05.10 377
3431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風文 2024.05.10 410
3430 ‘수놈’과 ‘숫놈’ 風文 2024.05.08 453
3429 서거, 별세, 타계 風文 2024.05.08 502
3428 잡담의 가치 風文 2021.09.03 610
3427 말의 권모술수 風文 2021.10.13 627
3426 공공 재산, 전화 風文 2021.10.08 650
3425 무제한 발언권 風文 2021.09.14 659
3424 군인의 말투 風文 2021.09.14 673
3423 정치인들의 말 風文 2021.10.08 675
3422 또 다른 공용어 風文 2021.09.07 678
3421 법률과 애국 風文 2021.09.10 681
3420 악담의 악순환 風文 2021.09.13 707
3419 상투적인 반성 風文 2021.10.10 714
3418 언어적 주도력 風文 2021.09.13 734
3417 아무 - 누구 風文 2020.05.05 748
3416 어버이들 風文 2021.10.10 760
3415 선교와 압박 風文 2021.09.05 79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7 Next
/ 157